“할인행사 한 달간 쓴 기름값을 계산해보니 3월보다 4000원도 못 아낀 셈이네요.”

지난달 7일 국내 4개 정유사가 시행한 ‘유가 100원 인하’ 조치가 시행된지 한달여가 지난 10일 현재 운전자들은 제대로 된 할인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고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관련기사 7면

전국 평균으로 SK할인가를 반영한 휘발유 가격은 10일 현재 ℓ당 1916.75원으로 한 달새 54.1원 낮아졌고, 경유는 1759.95원으로 41.6원 내리는데 그쳤다.

이를 한 달간 750㎞를 주행하는 2002년식 1400㏄ 가솔린 차량 운전자 서모(28) 씨에 적용해 보니 월 15만 원 주유 시 78ℓ의 휘발유를 사용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기존 1970.85원이던 할인행사 이전 휘발유 가격으로 계산하면 76ℓ가량을 넣을 수 있었으므로 서 씨는 같은 값에 월 2ℓ의 휘발유를 더 사용해 월 3800원의 할인혜택을 받은 셈이다.

만일 정유사의 말대로 ℓ당 100원 할인을 받았더라면 서 씨는 지난달 한 달간 80ℓ를 사용할 수 있었고, 4ℓ에 해당하는 7900원 가량을 할인받을 수 있었다.

다시 말해 ‘유가 100원 할인’ 행사동안 2만 3650원을 아낄 수 있었던 서 씨는 정유사와 주유소의 엇박으로 인해 3개월간 1만 1400원을 할인받는 데 그치게 돼 1만 2000원 가량의 혜택을 날려버리게 된 꼴이다.

서 씨는 “사실 3개월에 2만 3000원도 만족스러운 할인폭은 아니지만 그것마저 반토막이 났다는 사실에 더 약이 오른다”라며 “대전시내 1800원대 주유소를 찾아가 봐도 대부분 1890원대로 1900원대에 가깝고, SK에서 카드정산을 100원씩 받아봐야 1900원대 후반 가격이니 이게 제대로 된 할인이라고 할 수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나마 이 혜택의 폭도 갈 수록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내내 ℓ당 1940원 대에서 보합세를 이루던 휘발유 가격이 이달 들어 1950원 대에서 가격이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전지역의 경우 10일 현재 휘발유 가격이 ℓ당 1957.11원으로 1979.44원 이던 행사 전날(4월 6일) 가격에 22원 차이로 바짝 올라섰다.

이처럼 체감하기 어려운 할인폭으로 인해 운전자들은 정유사와 주유소 양측 모두를 비난하고 있다.

운전자 이모(33) 씨는 “대기업들이 이벤트를 진행할거면 애초에 대책을 세워놓고 시작했어야 되는데 이번 할인행사는 아무런 대책도 대안도 없는 헛구호일 뿐”이라며 “책임지지 못할 행사를 벌여놓고 수습을 못해 욕만 먹고 있는 정유사와 주유소의 모습을 보면 비웃음만 나온다”고 비꼬았다.

이한성 기자 hansoung@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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