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레 더워진 날씨로 백화점 등 의류업계의 봄 상품 판매가 시들해졌다.

유난히 길었던 겨울로 인해 봄 상품 판매 시작이 늦춰진 데다 최근 최고기온이 급격히 올라가 여름 상품이 판매 호조를 보여 벌써부터 봄 상품 수요가 줄고 있기 때문이다.

8일 백화점 업계에 따르면 최근 봄 의류는 재킷 소재 위주로 판매되는 경향이 있으며, 카디건, 조끼, 셔츠 등의 간절기 상품이 팔려나가고 있는 반면 봄 전용 의류상품 판매는 점차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반팔 티셔츠, 미니스커트, 반바지 등 여름 상품은 매출이 늘어나는 상황이다.

이는 이상기후로 인해 올 겨울 시즌이 예년보다 길었을 뿐 아니라 이달 들어 갑자기 낮 최고 기온이 상승해 봄 상품 판매 기간이 상대적으로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에 대해 백화점세이 관계자는 “지난 3월까지 지속된 겨울날씨로 인해 봄 신상품 판매 시기가 1주 정도 늦춰졌고 현재는 간절기(봄·여름 병용) 상품 이외에 본격적인 여름 상품도 판매량이 늘고 있다”며 “봄 정기세일에 봄 상품보다 간절기 상품의 인기가 더 높았던 것을 감안할 때 봄 상품의 재고가 약간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상황은 지난해 가을에도 벌어졌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지난해 10월 중순 이후 급격히 추워진 날씨로 인해 가을 상품의 인기가 예년에 비해 시들했던 반면 추운 겨울이 이어지면서 겨울상품은 올해 3월까지 판매 호조가 이어졌다는 것.

한 인터넷 쇼핑몰 관계자는 “봄·가을 상품군의 경우 긴팔과 반팔을 모두 입을 수 있다보니 다양한 상품이 나오지만 이상기후로 인해 지난해 가을과 올 봄 상품 재고가 생각보다 많이 남았다”라며 “4~5월이면 봄상품과 간절기 상품이 한창 잘 나갈 때임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간절기 상품과 여름상품이 주를 이루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로 인해 의류 업계는 봄·가을 상품보다 여름·겨울 상품 제작 판매에 집중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한 의류업체 관계자는 “여성 의류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봄 의류가 기후 탓인지 최근 3년 새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여름 상품 매출 호조로 영업차질은 빚어지지 않고 있어 다행이지만 이같은 성향이 길어질 경우 여름·겨울 시즌 상품 강화 등의 대책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한성 기자 hansoung@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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