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전문의 몸값이 상종가를 치고 있다. 우울증 등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가 급증하면서 일선 병원에서 정신과 전문의를 찾는 수요가 크게 늘어 인력난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고령화 추세가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노인 정신질환 환자도 대폭 증가해 요양병원에서도 정신과 전문의 확충에 나서는 등 진료인력 확보 경쟁이 치열하다.

8일 의료전문 취업포털 업체들에 따르면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에서 정신과 전문의를 찾는 수요가 늘면서 몸값이 크게 올랐다.

지난해 1200만~1400만 원대였던 정신과 전문의들의 평균 월급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일부 병원에서는 이미 2000만 원을 상회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고공행진을 보이고 있다.

정신과 전문의 몸값이 치솟고 있는 이유는 정신질환자 수가 늘고 있는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종합병원 정신과 등 의료급여에서 정신과 청구를 하고 있는 전국 470곳에 대한 분석 결과 지난 2009년 정신과 진료비는 1조 7102억 원으로 2007년과 비교해 25%가 증가했다.

특히 진료비 중 입원진료비는 지난 2009년 1조 1131억 원으로 2007년에 비해 30%가 늘었다.

질환별로는 정신분열증 환자가 크게 늘어 전체 환자 2명 중 1명꼴인 52%를 차지했고 알콜 및 약물장애가 30%에 달했다.

70세 이상 노년층 가운데 정신질환 환자가 늘고 있는 것도 정신과 전문의 몸값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70세 이상 노인의 기분장애 실적이 해마다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분장애란 우울증 등 기분이 너무 좋거나 우울한 것이 증상으로 나타나는 정신장애를 말한다.

기분장애를 앓고 있는 70세 이상 노인은 지난 2005년 7만 2688명에서 2009년에는 11만 7979명으로 1.62배가 증가했다.

이로 인해 노인 질환을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요양병원에서도 정신과 전문의 영입 경쟁에 나서고 있지만 품귀현상으로 인력충원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선 병원 한 관계자는 "정신과 전문의를 찾는 수요에 비해 공급은 한정돼 몸값만 오르고 있는 상황"이라며 "각종 여건이 양호한 수도권과 비교해 비수도권 병원들의 인력난은 더욱 심하다"고 말했다.

김일순 기자 ra115@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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