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건설이 충북 청주 용정지구에서 벌이고 있는 도시개발사업과 관련해 각종 민원이 쉽사리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은 주민불편을 해소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는 게 지배적인 여론이다. 일부 주민들의 지나친 요구도 문제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 5일 주민들에 따르면 신성건설의 부도로 지난해 2월 새롭게 사업 시공사로 선정된 한라건설이 사업을 추진하면서 각종 민원이 발생하고 있지만, 공사를 강행하고 있어 논란이 증폭되는 양상이다. |
◆공사차량 난폭운전
그동안 이 공사현장을 둘러싸고 암 발파작업으로 인한 소음이나 진동은 물론, 건설현장 앞 도로에서 덤프트럭의 불법유턴으로 인한 문제점은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특히 공사차량이 불법유턴을 하면서 트럭에 실려 있던 큰 돌이 도로나 인근 주유소에 떨어지는 아찔한 광경을 목격한 시민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대책 마련을 호소했다.
주민 최모(47) 씨는 “심할 때는 하루에도 수십 대의 덤프트럭이 공사현장을 드나들면서 불법유턴을 강행해 대형 사고로 이어질까 봐 항상 불안했다”면서 “대형 건설사라서 그런지 몰라도 경찰이나 지자체에서 묵인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하소연했다.
인근 LPG충전소의 상황은 더욱 심각했다.
주유소 관계자는 “차량이 불법유턴할 경우 충전소까지 진입해야 하는데 도로 아래 가스배관이 묻혀 있다 보니 위험천만해서 이를 막고자 트럭에 매달린 채 700m가량 끌려간 적도 있다”며 “수차례 경찰과 청주시에 민원을 제기했지만, 단속이나 조치가 취해지진 않았고 결국 공사장 입구를 승용차로 막으면서 현장소장에게 차량 진출입로 변경을 요구해서 지금은 그나마 나아졌다”고 말했다.
◆발파작업에 따른 피해
주민들은 신성건설이 시공했던 시점부터 지금까지 3년 정도 암 발파작업으로 인한 소음과 진동에 몸서리를 치고 있다. 주민들 대부분은 주택이 발파진동으로 균열이 가거나 타일이 깨지면서 재산피해와 정신적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어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주민들은 “직접 공사현장에 몰려가 발파저지를 했던 지난달 29일을 기점으로 2~3일 발파작업이 중단됐다가 또다시 발파가 시작됐다”며 “대기업과의 싸움이 이렇게 힘들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느낀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라건설은 법적 기준치 범위 내에서 공사하고 있고 사전조사를 바탕으로 진행된 부분에 대해서만 보수를 시행할 것으로 보여 향후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한라건설 관계자는 “주택가 근접지역은 미진동이나 무진동으로 발파절취 시행을 할 것이며 주민회의 결정에 따라 협의할 것”이라며 “주민회의에서 논의되고 도출된 결과를 토대로 오는 9일 협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사장과 바로 인접한 골프연습장은 건설사에 수차례 항의와 소송까지 진행했다가 최근 건설사가 옥상균열과 철탑 보수공사 등을 시행하기로 하면서 일단락됐다.
용정지구 도시개발사업은 용정동 392-6 일원에 21만 850㎡로 조성되는 민자사업으로 지난 2007년 4월 조합인가를 받아 신성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해 착공했으나 신성건설의 부도로 중단, 지난해 2월 한라건설이 시공사로 선정됐다.
박한진 기자 adhj79@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