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직장인들에게 ‘없는 집 제삿날 돌아오는 것’ 만큼 무서운게 바로 5월입니다.”

물가 부담이 커지면서 그동안 ‘가정의 달’로 불리던 5월이 ‘부담의 달’로 변하고 있다.

5월은 어린이 날과 어버이 날, 스승의 날 등 각종 기념일들이 몰려 있어 선물과 외식비 등 지출이 발생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연초부터 유가 고공행진 등 물가 상승 폭이 커지면서 관련 비용 지출까지 늘고 있어 서민가계 부담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최근 온라인 취업포털 ‘사람인’이 직장인을 대상으로 '5월 기념일 부담감 여부'에 대해 설문을 실시한 결과 10명 중 8명에 가까운 77.8%가 '부담을 느낀다'고 답했다.

미혼자(72.9%)보다는 어린이 날은 물론 어버이날 양쪽 집을 챙겨야 하는 기혼자들의 부담이 81.1%로 더 높게 나타났다.

물가 폭등으로 인해 실질적인 가계소득은 줄었지만 아이들과 부모님들의 기대를 저버릴 수 없는 상황이 고스란히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을 반영하듯 우선적으로 챙겨야 할 기념일(복수응답)로는 '어버이날'이 무려 93.6%로 압도적으로 많았고 어린이날(23.8%), 스승의 날(10.7%), 부부의 날(8.1%), 로즈데이(3.6%) 순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설문 응답자들의 5월 기념일 지출 총 예상 비용은 30만 4000원으로 조사됐고 지난해에 비해 지출 규모가 늘어날 것이라는 답이 40.3%로 줄어들 것 같다(10%)는 답보다 4배 이상 높았다.

한 직장인은 “시골에 계신 부모님 용돈과 선물을 줄일 수는 없어서 어린이날 아이들 선물만 사주고 외식을 하지 않을 계획”이라며 “물가가 워낙 올라 외식을 없애고 선물 수준을 낮추더라 들어가는 비용은 더 늘어날 것 같다”고 말했다.

전업주부 김 모(대전 동구·35) 씨 역시 “물가가 너무 올라 아이들 옷이랑 장난감 몇 개만 집어들어도 10만 원을 훌쩍 넘는다”며 “양쪽 부모님 용돈과 시골에 다녀올 기름값을 생각하면 한숨만 나온다”고 푸념했다.

이어 “5월은 가정의 달이라고 하는데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은 서민가정에게는 ‘가정에 부담만 주는 달’이 되고 있어 씁쓸하다”고 덧붙였다.

김대환 기자 top736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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