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던 청주시내 일부 초등학교들이 도심공동화로 학생수가 크게 감소하면서 통합을 논의해야 한다는 지적까지 제기돼 대책마련이 시급하다.이덕희 기자 withcrew@cctoday.co.kr  
 

청주 주성초, 중앙초, 우암초, 석교초, 한벌초. 이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던 청주도심속 초등학교들이다. 지금 이들 학교가 텅 비어가고 있다. 몇 년 지나지않아 통합을 논의해야 할 상황까지 우려되고 있다. 이같은 학생수 감소는 도심공동화(空洞化)에 따른 필연적인 부산물.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이고 규모화한 도심 재개발·재건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높아지고 있다.

◆역사와 전통은 뒤로…

청주도심속 초등학교의 학생수 감소는 세계 1위를 자랑하는(?) 극심한 출산율에 핵가족화가 더해지고, 또 초등학교 학생을 자녀로 둔 30~40대 젊은층이 아파트단지가 몰려있는 도시외곽으로 모두 빠져나갔기 때문이다. 청주 주성초 10학급, 중앙초 10학급, 우암초 15학급, 한벌초 23학급. 이것이 청주시내 초등학교의 현 주소다. 학년 당 학급이 1~2개에 그치는 초라한 현실을 보여준다.

지난 해 기준으로 중앙초 210명, 주성초 217명 등 한 학년당 30~40여 명의 학생이 고작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교직원 수 역시 다른 학교의 1/3수준에 그치고 있다.

◆젊은층이 떠나버린 도심

실제 청주 도심에서 초등학생을 보기는 쉽지 않다. 과거 청주의 대표적 중심지역이었던 남문로, 북문로, 영동, 우암동, 문화동, 대성동, 사직동 등은 젊은층이 모두 떠난, 말 그대로 노년층을 위한 주거지역이 된 지 오래다. 청주 중앙초 황두연 교장(60)은 "도시공동화에 따라 거주 인구가 줄고 있는 것이 학생수 감소의 원인이 되고있다"며 "학교 운영상 문제는 없지만 학생수에 비해 큰 건물 등이 불균형문제로 남아있다"고 말했다.

또 도심속 초등학교의 통합문제에 대해 "인근의 주성초, 우암초, 석교초 등이 같은 문제로 고민이지만 학구가 워낙 넓어 통합거리상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부익부 빈익빈도 나타나

청주지역 초등학교 입학생 수는 매년 감소한다. 이는 청주지역만의 문제는 아니다. 지난 2010년 7191명에 올해는 6978명으로 200여명이 줄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청주지역 초등학교 전체 학생수는 2009년 5만 2655명, 2010년 5만251명, 2011년 4만 8106명으로 역시 줄고 있다. 감소폭이 현저해 6학년이 9000여 명 수준인데 비해 1학년은 6000여 명에 머문다. 도심속 초등학교는 비어가지만 외곽의 대규모 아파트단지에 위치한 초등학교는 오히려 학생들이 넘치는 초과현상이 문제다.

청주의 대표적인 젊은 층 주거지역으로 자리잡은 가경동, 복대동, 용암동, 분평동 등은 학교당 학급수가 50여개에 이르고 학생 수 또한 도심에 비해 현저하게 많다. 개신초(개신동·54학급·1717명), 남평초(분평동·48학급·1531명), 서경초(가경동·42학급·1330명), 진흥초(51학급·1606명)등이 대표적인 경우다.

도심은 비어가고 외곽의 아파트 단지는 학생이 넘치는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체계적 도심재개발 절실

이같은 도심의 초등학생 감소문제에 대해 전문가들은 체계적인 도심재개발·재건축만이 해결책이라는 진단을 내놓는다. 청주에서 현재 진행중인 도심재개발·재건축은 40여 개 지역에 이른다. 그러나 단위 블록별로 각각 진행되는 사업이다보니 주민동의와 재건축조합 결성이 쉽지않고 경기악화 상황까지 맞물려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청주시는 최근 지난 2006년부터 아파트사업 승인을 받고도 경기침체 등의 이유로 장기간 착공하지않은 업체들을 대상으로 구체적인 사업계획 등에 대한 청문을 벌였다. 청문 결과에 따라 올 연말까지 2000여 세대의 아파트 공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아파트공사가 이 모든 것의 해결책은 아니지만 도심이 재개발 될 경우 다시 젊은층을 모을 수 있는 유인책이 돼 학생의 증가를 부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충북도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낙후된 도심을 떠났던 젊은층들이 이같은 도심재개발로 다시 돌아와야 도시공동화가 해결되고 시내 초등학교도 학생이 다시 늘어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며 도심재개발의 시급함을 강조했다.

홍순철 기자 david012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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