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허베이스피리트호 유류 유출 사고 기름범벅 현장에서 살아남은 신종 추정 미생물에 어떤 이름을 붙여야 좋을까.

 <본보 9일자 3면 보도>

허베이스피리트호 유류 유출사고 전시관 건립을 위한 기본자료조사 용역을 수행하고 있는 국립중앙과학관 백운기 박사 연구팀은 지난 8일 중간보고회를 열어 조사 과정에서 채취한 신종 추정 미생물 4종을 처음으로 소개했다.이 미생물들이 신종으로 최종 확정될 경우 자원봉사자와 함께 '태안 기적'의 또 하나의 상징물로 기록될 것으로 연구진은 판단하고 있다.

연구진이 분석하고 있는 미생물은 BLB-1, BL3-6, BL4-6, BL4-9 등 4종으로 이 가운데 BLB-1의 경우 어떤 분류군에 속하는지를 판정하는 동정 작업이 끝나 국제기탁기관(IAD)에 표본이 제출된 상태다.연구진은 나머지 미생물에 대해서도 동정작업을 마쳐 분류군을 명확히 한 뒤 같은 '속'에 속하는 미생물들을 정리해 1차로 논문을 작성, 국제학회에 보고할 계획이다.연구진의 관심은 이제 신종 발견에 대한 성과를 넘어 이 미생물과 태안의 기적을 어떻게 연결시킬까에 쏠려있다.

연구진은 첫 단계로 미생물에 '태안'이나 '충남' 등의 이름을 붙여 학계에 보고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한국생명공학연구원이 독도에서 처음 발견한 미생물에 '독도 한국'이나 '독도 동해'라는 이름을 붙여 '독도는 한국 동해에 있다'는 의식을 국제 학계에 심어준 것과 같은 맥락이다.연구를 총괄하고 있는 백운기 박사는 "거의 전멸되다시피 한 태안 원유 유출 사고의 참혹한 현장에서 미생물들이 발견됐다는 점에서 학술적 가치가 크다"며 "자원봉사자들이 태안의 기적을 일궈가는 장면이 전 세계에 방영되면서 태안이라는 이름도 전 세계에 알려졌다.

이 미생물이 국제학회에서 인정받아 태안의 기적을 다시 한 번 세계에 알리는 홍보대사 역할을 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미생물을 발견한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장영효 박사는 "정확히 분류 작업을 마쳐 논문을 작성할 단계에 이르면 충남도와 협의해 미생물의 이름을 결정할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이기준 기자 poison93@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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