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소주 인수작업에 한창인 롯데의 숙원사업인 맥주시장 진출과 관련해 충북이 전초기지가 될 것이란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롯데가 3~4년 전부터 공을 들여온 오비맥주 인수나 신규 진출 모두 충북에 주력 공장을 두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으로, 현실화 여부에 주류업계는 물론 지역경제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청원에 공장 설립설 솔솔
올해 초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은 빠르면 연내 맥주사업에 진출할 수 있다는 의지를 구체적으로 피력했다. 기존 맥주업체를 인수하거나, 정부로부터 주류 제조면허를 취득해 공장을 세우는 방안 등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이다.
때를 같이해 롯데가 지난 3월 충북소주를 인수하고 중부권 교두보를 마련하는 등 소주시장 장악에 박차를 가하자 하이트-진로를 겨냥한 맥주사업 진출도 조만간 가시화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런 가운데 지리적 접근성, 우수한 물맛, 풍부한 물량 등을 감안했을 때 충북소주 공장이 위치한 청원을 거점으로 신규진출을 위한 맥주생산공장 설립이 검토되고 있다는 소문이 전해지면서 사실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롯데가 충북소주 인수와 함께 충북을 물류기지화해 전국 시장 공략을 가속화한다는 계획이어서 '청원 공장설립설'이 현실화된다면 물류유통에도 적잖은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게 업계의 분석이다.
롯데가 신규진출을 선택할 경우 공장입점 유력후보지로 충북이 꼽힌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지난 2009년 오비맥주 인수에 실패한 롯데가 충북 증평 또는 괴산에 10만 평 규모의 맥주생산 공장 건설을 타진한다는 소식이 일부 언론을 통해 보도되기도 했다.
◆오비맥주 인수설에 무게
하지만 당장 업계 분위기는 신규 진출보다는 인수합병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그간 롯데가 오비맥주 인수에 공을 들여왔고 공식석상에서 신 회장이 차후 오비맥주 지방 일부 공장만이라도 인수할 의사가 있음을 수차례 내비쳤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오비맥주의 매각 징후도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지난 2009년 오비맥주를 인수한 세계 2대 사모펀드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는 최근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과 세무 자문계약을 체결했는데 이를 두고 업계는 오비맥주 매각을 위한 사전 작업의 성격이 짙은 것으로 보고 있다.
오비맥주의 주력상품 ‘카스’가 하이트맥주의 ‘하이트’를 제치고 17년 만에 월 시장점유율 1위에 오른 점 또한 오비맥주 매각을 염두에 둔 공격적 마케팅의 결과라는 분석도 있다.
따라서 오비맥주 매각만 진행된다면 롯데가 인수대상 ‘0순위’가 되고, 아울러 오비맥주의 청원군 현도면 주력공장은 충북소주의 청원군 내수읍 공장과 함께 롯데의 주류시장 전초기지가 될 공산이 크다.
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롯데의 오비맥주 인수를 업계에선 기정사실화로 보고 있지만, 불발로 그칠 경우 충북 청원 등에 부지를 매입해 신규진출하는 방안도 배제할 수 없다”며 “인수합병이든 신규진출이든 충청권에서의 롯데 파워가 상당해질 것은 분명하다”고 전망했다.
전창해 기자 widesea@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