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계 고등학생의 현장실습은 취업으로 직결된다는 설정은 옛말이 돼 버렸다.

충북지역 대부분의 업체들이 경영 악화로 조업을 중단하거나 장기 휴무 및 구조조정에 돌입하면서 생산현장의 최일선 일꾼을 꿈꾸는 전문계고 학생의 취업에 먹구름이 끼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전문계 졸업예정 학생들은 대학진학을 고민하고,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지만 경기한파가 매서워 일부는 조기에 군 입대를 준비하는 등 달라진 세태를 실감하고 있다.

29일 지역 전문계고등학교에 따르면 3학년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지난 2학기부터 도내 및 전국 업체들을 대상으로 현장실습을 나갔다가 되돌아오거나 취업 합격이 됐다가 합격 취소통보를 받는 등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역 전문계 고등학교의 경우 지난 2학기부터 취업을 위해 50여 명의 학생들이 현장실습에 나섰지만 지역 대기업 생산직으로 합격통보를 받은 후 입사통보가 늦어지거나 합격취소를 통보받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 이 학교 학생의 경우 A업체에 입사 시험을 통해 9명이 합격했으나 최근 국제 반도체 가격 하락 등으로 회사가 경제적 어려움을 겪으면서 전원 합격 취소통보를 내렸다. 또 타 지역의 전자 회사에서 10 여명의 인력을 채용하기로 했으나 최근 취소통보를 했다.

이 학교 진로담당자는 “최근 지속적인 경기침체로 회사가 부도가 나거나 모두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어 합격을 취소하는 통보가 내려오고 있다”며 “대기업들마저 인력채용을 하지 않고 있어 학생들이 많이 힘들어 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기업 생산직으로 채용됐다가 합격 취소를 통보를 받은 A 군은 “대기업 회사에서 합격통보에 기뻐했으나, 최근 회사 사정으로 인한 취소 통보를 받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며 “대기업들의 채용도 없어 대학 진학을 알아보면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상황은 다른 전문계 고등학교도 마찬가지다.

대학진학을 많이 선택하고 있는 청주지역의 A공업고등학교도 현장실습을 나갔다가 최근 회사의 부도 등으로 돌아오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지역 전문계 고등학교의 한 관계자는 “경제적 여건 등으로 인해 대학진학을 못하는 학생들이 취업마저 제대로 되지 않아 고민하는 학생들이 많다”며 “내년 고용사정이 더욱 힘들어 질 것이라는 전망이 계속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전문계고 학생들의 취업을 위한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최영덕 기자 ydchoi@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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