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7 재보궐선거가 끝나면서 여야 각 정당은 내년 4·11 총선 체제로 전환하기 시작했다.
대전·충남지역 각 정당들은 총선이 1년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실시된 이번 선거에서 표출된 민심의 방향과 승패 요인을 꼼꼼히 분석하면서 총선을 위한 당 재정비를 서두를 태세다.
지난 27일 대전·충남지역 6곳에서 실시된 재선거에선 자유선진당이 4곳에서 당선을 이끌어냈으며, 민주당과 한나라당이 각각 한 곳씩을 차지했다. 표면적으론 선진당은 수성에 성공하고, 민주당과 한나라당은 체면치례만 한 셈이다.
그러나 28일 여야 각 정당의 자체 평가는 그리 밝지 않았다. 자축보다는 논평 등을 통해 ‘반성과 변신, 쇄신’을 강조했다. 어느 정당의 승리라고 결론을 내릴 수 없는데다 민심 기저에서 흐르고 있는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이번 선거를 통해 읽혀졌기 때문이다. 당장 내년 총선을 치러야 할 여야 의원들에게선 “내년이 걱정된다”는 말이 흘러나오고 있다.
충남에서 단 한 명의 당선자도 내지 못한 한나라당 충남도당은 이날 논평을 내고 “한나라당은 이번 선거를 통해 나타난 국민의 뜻을 겸허하고 겸손히 받아들인다”라며 “더 낮은 자세로 더 열심히 뛰라는 사랑의 매라고 생각하겠다”고 밝혔다.
한나라당으로 총선 출마를 준비 중인 한 인사는 “지난해 천안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김호연 의원이 당선돼 기대감이 높아졌는데, 이번 선거의 결과를 보면서 한나라당에 대한 민심이 여전히 차갑다는 것을 느꼈다”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충남지역 내 선진당 조직의 벽을 새삼 느끼면서도 ‘가능성을 엿 본 기회’라는 평가를 내렸다.
민주당 양승조 충남도당 위원장(충남 천안갑)은 “(이번 선거를 통해) 선진당의 조직기반이 아직 건재하다는 것을 확인했다”라면서도 “다만 연기 다 선거구에서 민주당 고준일 후보가 승리한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고 후보의 당선은 세종시와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문제에 대한 주민들의 심판이었다”라며 “세종시처럼 과학벨트도 민주당이 지켜달라는 유권자들의 명령”이라고 덧붙였다.
내년 총선과 관련해선 “한나라당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하며, 선진당은 지난 총선만큼은 아니지만 조직력은 살아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 후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의 약진 가능성을 확인했고, 세종시와 과학벨트가 총선 이슈가 될 것이란 점에서 민주당에게 희망이 있다”고 강조했다.
선진당은 태안군수 등 4곳을 차지했다는 것에 안도의 한 숨을 쉬면서도 연기 다 선거구 패배에 대해선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선진당 권선택 원내대표(대전 중구)는 “선진당이 충남지역에서 나름대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라면서도 “상징성있는 연기군에서 실패한 것에 대해선 뼈아픈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내년 총선에선 18대 이상의 성과를 거둬야 하지만 지금 분위기를 봐서는 선진당의 존재감이 미약하다”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당의 변화에 대한 필요성이 절실하고 공감대도 형성되고 있다”라며 “이젠 그런 일에 속도를 내 내년 총선 전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 한다”며 당의 개혁을 예고했다.
이선우 기자 swlyk@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