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종 충북지사가 고심 끝에 간부 공무원을 도 체육회 사무처장으로 내정하면서 공석 중인 충북신용보증재단(충북신보) 이사장 선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체육회 사무처장에 도 인력을 배치해야 한다는 청내 직원들의 여론과 요구를 수용한 점을 감안할 때 충북신보 이사장은 외부인사 임명이 확실시 되고 있다.

충북도는 다음달 3일 열리는 도체육회 이사회에서 홍승원 신임 사무처장에 대한 임명안이 승인되면 곧바로 충북신보 이사장 인선에 나설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7월 취임한 이 지사는 대부분의 산하기관·단체장 등에 대한 인사를 단행하고, 최근까지 체육회 사무처장과 충북신보 이사장 인선만 남겨두고 있었다.

사무처장 인사를 앞두고 체육계에서는 '지도력'과 '화합'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경기인 출신이 임명돼야 한다는 여론이 지배적이었다. 체육인 출신으로는 2명이 자천타천 거론돼 왔다. 한 인사는 대인관계는 원만하지만 지도력과 리더십이 부족하다는 게 지배적이고, 다른 인사는 지도력과 행정력은 갖췄으나 화합 측면에선 부정적인 여론이 지배적이었다. 결국 장고를 거듭한 이 지사는 현재 거론되는 체육인 중에는 적임자가 없다고 판단, 사무처의 살림에서부터 경기력을 끌어올릴 싱크탱크 역할을 해야 할 사무처장 자리에 홍승원 진천 부군수를 내정했다. 풍부한 행정경험과 강한 리더십을 갖춘 데다 체육진흥과장을 역임해 체육행정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게 인선 배경이다.

승인절차가 남아 있지만 중립적 위치에서 경기단체의 원활한 지원과 화합을 위해 행정력과 리더십을 갖춘 공직자가 임명됐다는 점에서 이사회 통과는 무난할 것이라는 여론이 높다.

하지만 논란의 소지는 남아 있다. 이사관(2급)이나 부이사관(3급)의 고위 공무원이 체육회 사무처장으로 발탁됐던 그동안의 인사 관행에 비춰볼 때 이번 인사는 다소 파격적이라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도 관계자는 "그동안 부이사관 이상 공무원이 임명됐던 게 사실이지만, 이번에 내정된 홍승원 신임 사무처장이 명예퇴직을 하면 부이사관에 해당하기 때문에 관행을 깬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말 많았던' 체육회 사무처장 인선이 마무리되면서 조만간 단행될 충북신보 신임 이사장 임명을 놓고 각종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충북신보 이사장은 이석표 전 이사장이 지난 20일 퇴임한 후 김경용 도 경제통상국장이 겸직하고 있다. 충북신보 신임 이사장에 도 고위공무원과 이 지사 측근 인사 등 2~3명이 올 초부터 끊임없이 거론되고 있지만 현재까지 후임자가 나오지 않고 있다. 애초 두 자리 모두 이 지사의 측근들이 기용될 것이라는 추측도 나왔지만, '측근 챙기기'라는 비난이 쇄도할 게 불 보듯 뻔하다 보니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공석 중인 두 자리 가운데 체육회 사무처장에 도 고위 공무원이 내정되면서 충북신보 이사장에는 외부인사 영입이 유력시되고 있다. 인사적체 해소에 따른 청내 여론에 대한 부담도 덜수 있는 데다 이사장으로 거론되는 인물이 금융기관 대표로서 그리 흠결이 없기 때문이다.

충북신보 이사장에는 민선 5기 정책기획단 서민복지분과위원 등을 맡았던 김덕기 씨가 거론되고 있다. 김 씨는 농협충북지역본부장을 역임하는 등 금융인 출신으로, 6·2지방선거 당시 이 지사의 캠프에서 선거를 도운 인물이다.

하지만 이 지사가 지난해 7월 취임 직후 선거를 도운 측근들을 도와 산하기관에 배치하면서 줄곧 과도한 ‘측근인사’ 비판을 받아온 터라 충북신보 이사장 인선을 놓고 또다시 '보은인사' 논란이 제기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이 지사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하성진 기자 seongjin98@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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