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민 중 상위 20%가 사실상 80%의 부를 누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지속 가능한 부의 재분배 정책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25일 국세청에 따르면 종합소득세 신고자 중 상위 20% 소득자의 1인당 소득금액은 1999년 5800만 원에서 2009년 9000만 원으로 10년 새 55%나 증가해 대부분 억대 수입에 가까워졌다. 반면 하위 20% 소득자의 1인당 소득금액은 10년간 경제성장의 과실은 전혀 반영되지 않은 채 오히려 같은 기간 306만 원에서 199만 원으로 54%가 급감했다.

종합소득세는 사업, 부동산임대, 이자 등 여러 소득을 합쳐 과세하는 세금으로 자영업자 등 개인사업자가 신고자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 가운데 전체 소득금액 중 계층별 비율을 보면 소득의 양극화 현상이 더욱 두드러진다.

실제 2009년 종합소득세 신고자의 총 소득금액은 90조 2257억 원. 이중 상위 20%가 가져간 소득금액은 64조 4203억 원으로 무려 71.4%에 달한다. 또 상위 20~40% 소득자의 소득금액은 13조 5337억 원으로 총 소득금액의 15%를 차지한 반면 중간층인 상위 40~60% 소득자는 7.7%, 60~80%는 4.3%, 하위 20%는 1.6%의 소득에 그쳤다.

결국 상위 20% 개인사업자가 총 소득의 3분의 2 이상을 거둬들인 반면 전체 신고자의 60%를 차지하는 상위 40% 이하는 10%를 약간 넘는 소득밖에 가져가지 못한 셈이다.

양극화 현상은 월급쟁이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2009년 근로소득세를 납부한 연말정산자의 총 급여액 315조 7363억 원 중 상위 20% 소득자의 급여액은 131조 1652억원으로, 총 급여액의 41.6%를 차지했다. 하지만 하위 20% 소득자의 급여액은 25조 2242억원으로, 총 급여액의 8%에 불과했다. 이같은 부의 재분배 불균형 현상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월급쟁이 상위 20%가 차지하는 소득은 2005년 38.6%에서 2009년 41.6%로 불과 4년새 3%포인트 높아졌다.

개인사업자 상위 20%의 소득 비율도 1999년 63.4%에서 2009년 71.4%로 10년 새 무려 8%포인트나 높아졌다. 이 추세라면 상위 20%가 소득의 80%를 가져가는 '20대 80 사회'도 멀지 않았다는게 관련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특히 수출 대기업 위주의 경제성장과 중소기업의 경쟁력 약화, 대기업의 영역 확장과 자영업자의 몰락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부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한 경제인사는 "소득의 양극화를 방치할 경우 사회적인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은 물론 중산층이나 서민층의 구매력 약화로 인해 성장동력 자체를 상실할 수 있으므로 이를 방치해서는 결코 안 된다"며 "조속한 시일내에 지속가능한 재분배 정책을 마련해 시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정현 기자 cooldog72@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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