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자금법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남부3군 전·현직 군수들의 ‘매머드급 변호인단’ 구성이 지역 법조계는 물론 정가에 흥밋거리가 되고 있다. 청주지법 12형사부(이진규 부장판사)는 20일 오후 2시 621호 법정에서 총선을 앞두고 '검은돈' 거래를 한 혐의로 기소된 정구복 영동군수 등 남부3군 전·현직 군수 3명과 자유선진당 이용희 의원의 아들에 대한 2차 공판을 연다.

정 군수와 한용택 전 옥천군수, 이향래 전 보은군수는 지난 2008년 4·9 총선을 앞두고 이 의원 아들로부터 "장사 한 두 번 하는 것 아닌데, 아버지를 도와달라"는 부탁과 함께 1000만 원씩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한·이 전 군수는 혐의를 인정하는 반면 정 군수는 돈을 받은 적이 없다며 강력부인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열린 첫 공판에서 변호인들은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은 이 의원의 아들이 아버지의 선거운동을 돕기 위해 당시 각 군수에게 준 돈으로, 이는 공직선거법에 해당된다"며 "하지만 공직선거법상 공소시효(6개월)가 이미 끝났기 때문에 정치자금법으로 처벌할 수 없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이 의원의 아들에 대해서도 변호인단은 "이 씨는 정치인이 아닌 사인(私人)"이라며 "또한 군수 3명 모두 이 돈을 정치적 활동이 아닌,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한 이상 이는 정치자금법으로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호사가들의 눈길을 끄는 점은 이들이 선임한 변호인단의 규모다.

정 군수와 이 전 군수를 비롯한 이 사건 피고인들이 선임한 변호인은 충북지역 법무법인 ‘주성’·‘청풍로펌’·‘청주로’와 서울 유명 로펌인 ‘세종’ 등 4곳이며 개인변호사도 2명이다.

우선 ‘세종’은 1981년 설립돼 30년간 축척된 경험 및 전문성을 바탕으로 금융, 기업 인수합병(M&A), 공정거래, 부동산·건설, 노동, 방송·통신, 에너지·환경, 기업구조조정, 국제중재, 국제통상·관세, 지적재산권, 보험, 세무·회계, 송무 등 거의 모든 분야에 걸쳐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유력 로펌이다.

특히 세종은 300여 명의 국내 및 외국 변호사, 회계사, 세무사, 관세사, 특허전문가들을 보유, 국내 수위를 다투는 곳으로 알려졌다.

또 법무법인 ‘주성’은 청주지법·지검 출신 법조인들을 대거 영입한 충북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곳이며, ‘청풍로펌’과 ‘청주로’ 역시 검찰 출신 변호사 등이 포진돼 있는 지역의 유명 로펌이다.

이처럼 ‘매머드급 변호인단’을 꾸려 치열한 법정공방을 벌이면서 앞으로 정 군수 등에 대한 법원 선고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성진 기자

Posted by 충투 기자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