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에 따른 건설사 연쇄 도산을 막기 위한 방안으로 금융권에서 배드뱅크(Bad bank) 설립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건설업계는 일단 환영하는 입장이지만 그 실효성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정작 PF 부실사태를 불러온 저축은행 PF사업장은 인수하지 않겠다는 방침이 알려지고 있기 때문에 업계는 시큰둥한 반응이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오는 6월경 배드뱅크를 설립, 7월부터 본격적인 PF부실채권 매입에 착수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조만간 ‘민간 PF 배드뱅크 설립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배드뱅크 설립 작업에 들어갈 전망이다.
하지만, 올해안에 만기가 돌아오는 PF대출은 25조 원, 이 중 절반이 넘는 13조 8000억 원은 상반기에 몰려 있어 배드뱅크 설립 전에 건설업체들이 혜택을 받지 못할 것으로 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충북은 1군업체 1~2곳이 PF대출을 받은 것으로 전해지면서 PF대출 만기가 돌아올 때까지 배드뱅크 혜택을 얼마나 받을 수 있을지 걱정하는 분위기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아무리 은행들이 출자한 배드뱅크라도 해도 저축은행 PF를 제외한다는 것은 본래의 취지를 무색하게 하는 것”이라며 “지금같이 건설경기가 불황인데 배드뱅크가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올 들어 저축은행의 PF 부실문제 등으로 저축은행의 영업정지와 영업재개 등이 반복되고 있고, 저축은행들도 기존 대출에 대한 만기연장에 소극적으로 대처하며 대출 규모를 축소하고 있다.
도내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은행권이 설립하다 보니 저축은행 PF 부실 사업장은 인수하지 않는 게 당연한 일”이라며 “그러한 부실 저축은행 PF 사업장만 따로 인수할 수 있는 배드뱅크가 설립돼야 하지만 쉬운 일만은 아니다”고 말했다.
대한건설협회 충북도회 관계자는 “충북에선 PF 부실 사업장이 많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배드뱅크 설립은 환영하지만 많은 업체들에 혜택이 돌아갈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박한진 기자 adhj79@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