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일 오전 7시 충북 청주 육거리종합시장 새벽시장에서 상인회 단속반이 노점상에게 자릿세를 요구한 뒤 영수증을 건네고 있다. 상인회는 매일 한 자리당 1000원에서 3000원까지 요금을 징수하고 있다. 박한진 기자 adhj79@cctoday.co.kr  
 

충북 청주의 최대 전통시장인 육거리종합시장 새벽시장상인회(일명 새벽회)가 10여 년이 넘도록 고령 노점상들을 상대로 자릿세를 뜯어내는 등 사회 취약계층에 대한 생계침해형 부조리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

특히 새벽시장에 물건을 팔러 나오는 영세상인들이 대부분 70~80대 노인들이다 보니 이 같은 상인회 측의 부당한 행위에 대해 누구 하나 나서서 저항하거나 불만을 드러내지 못한 채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자릿세 요구에 응하고 있다.

이 같은 범죄에 대한 충북경찰의 대응도 제각각이다. 옥천경찰서는 최근 사회적 약자인 노점상에 자릿세를 갈취한 관련자를 엄벌하는 반면, 청주경찰은 공공연히 알려진 이런 범죄에 대해 손을 놓고 있다.

새벽회는 ‘시장의 발전과 질서 유지 및 회원의 권익보호’라는 명목으로 육거리시장에서 새벽 장사를 하기 위해선 자리당 1000~3000원의 자릿세를 내라고 강요하고 있지만, 상인들은 이렇게 모인 자릿세가 어떤 용도로 사용되는지 전혀 모르고 있다.

재래시장 활성화를 이유로 회비 명목의 자릿세를 걷고 있지만 결국 강압적인 요금 징수에 영세상인들의 권익보호가 외면당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지배적이다.

최근에는 추운 날씨가 한풀 꺾이면서 새벽시장을 찾는 상인들과 시민들이 인산인해를 이룰 정도로 새벽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지만, 음성적으로 돈이 오가는 상황이 목격되면서 관계 당국의 단속이나 지도감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상인 임모(78·청원군 남일면 쌍수리) 씨는 “어제 오늘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장사를 위해선 어쩔 수 없지 않느냐”며 “하지만 노점상들에겐 1000원 한 장도 아쉬운 판에 하루빨리 이 문제가 해결되길 소원하고 있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또 “자릿세를 뜯어가는 것은 똑같은데 옥천경찰은 처벌을 하고 청주경찰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상인들은 전통시장 중에선 자릿세를 지불하지 않아도 되는 곳이 대부분이지만 청주 육거리시장은 이미 입소문이 났기 때문에 상인회의 자릿세 요구에도 어쩔 수 없이 돈을 내고 장사를 할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상인회 측은 자릿세를 걷는 단속반원(2~3명)의 월급과 새벽시장을 운영하기 위해선 자릿세를 징수하지 않고선 해결방안이 없다는 입장이다.

육거리시장 새벽회 관계자는 “자릿세는 결국 빗자루와 쓰레기봉투 등 청소용품 구입비와 별도의 전기시설에 대한 전기요금, 단속반 월급 등으로 쓰이고 있지만 빠듯한 형편”이라며 “현재 적립된 회비도 없고 임원들까지 나서서 교통정리까지 하는 형편으로 이 문제를 위해 여러 회원과 머리를 맞대고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옥천경찰서는 최근 15년간 노점상들에게 모두 970차례에 걸쳐 7000만 원 상당의 자릿세를 빼앗은 혐의로 옥천시장번영회 회장 K모(62)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기각, 재수사를 통해 여죄를 추가로 조사하고 있다.

박한진 기자 adhj79@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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