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일 충북 청주시 흥덕구 복대동 서청주우체국 앞에 빨간 우체통이 쓸쓸하게 서있다. 이정현 기자  
 

빨간색 우체통이 추억속으로 점차 사라져가고 있다. 공간과 공간을 이어주는 매개체로 우리 민족의 애환을 담아내온 빨간 우체통이 e-메일과 메신저, 스마트폰 보급 확산으로 정보화 물결에 밀려 설 땅을 잃어가고 있다.

18일 충청체신청에 따르면 지난해 말 충북도내 우체통 수는 1300개로 지난 2004년 1801개와 비교해 501개가 줄었다.

빨간 우체통은 2003년부터 꾸준히 줄어들기 시작해 지난 2004년에는 1801개, 2005년 1608개, 2006년 1495개, 2007년 1445개로 해마다 50~100여 개가 자취를 감췄다. 지역별 우체통 현황을 살펴보면 청주의 경우 2003년 534개에서 지난해 말 337개로 무려 200여 개 가까이 줄었고, 옥천도 지난 2003년 155개에서 86개로 70여 개가 감소했다.

우체통은 1884년 우정총국의 설치로 근대우편제도가 도입되면서 처음 설치되기 시작해 공업화와 산업화를 거치면서 우편 량이 큰 폭으로 늘어 1993년 5만 7599개로 정점에 도달했다. 하지만 초고속인터넷이 보급되기 시작한 1999년부터 4만 895개로 수가 줄어들기 시작하더니 현재는 우체국 주변에 가야만 볼 수 있을 정도로 그 개체 수가 감소했다. 100여 년 넘게 서민들의 삶과 함께 해온 우체통이 현대 문명의 발달과 함께 역사의 한편으로 사라져가고 있는 것이다.

우체통이 줄면서 우편 이용량도 감소하고 있다. 청주는 지난 2005년 우체통 1개 당 하루 평균 이용량이 14통에 달하던 것이 지난해는 7.1통으로 절반 수준이 돼 버렸고, 음성과 단양지역의 하루 평균 이용량도 각각 2통, 4통으로 줄었다. 이처럼 우체통이 자취를 감추고 우편 하루 평균 이용량이 줄어들면서 우표 값조차 알지 못하는 사람들도 부지기수다.

충청체신청 관계자는 "빨간색 우체통은 멀리 떨어진 가족과 연인을 이어주는 연결고리로 정 많은 우리 민족 애환의 상징물이었다"며 "하지만 정보화의 물결에 밀려 설 자리를 잃어가면서 국민의 사랑과 관심에서 멀어져가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정현 기자 cooldog72@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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