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도 오르고 비료랑 농약값은 물론 하다못해 삽 한 자루까지 가격이 올랐는데 농산물 가격은 그대로 거나 더 떨어지니 농사지을 맛이 안 나네요. 그렇다고 농사를 안 지을 수도 없고 걱정이네요.”

본격적인 영농철이 도래했지만 농민들의 얼굴엔 먹구름만 드리우고 있다. 면세유와 농자재 및 농기계 가격은 크게 올랐지만 농산물 가격은 오히려 하락한 품목이 많아 채산성이 악화되는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14일 농협과 지역 농가 등에 따르면 최근 농업용 면세유 가격은 유종별로 일부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20~30%가량 가격이 크게 올랐다.

지난해 같은 기간 ℓ당 831원이던 휘발유는 올해 1059원으로 200원 이상 올랐고, 832원이던 경유는 1127원으로 무려 300원 가까이 가격이 급등했다.

실내등유 역시 826원에서 1083원으로 200원 이상 올랐고, 보일러 등유도 822원에서 1098원으로 가격이 대폭 상승했다.

이처럼 농업용 면세유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시설재배 농민들은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

농민들의 경우 일반인들과 달리 유류 소비 자체가 생업을 위한 피치못할 사항인 만큼 체감이 더 클 수밖에 없다.

면세유뿐만 아니라 하우스 시설 자재 및 부자재 가격도 오르면서 농가의 시름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하우스 주자재인 파이프의 경우 지난해 1m당 가격이 1100원대였지만 올해는 20% 이상 가격이 올라 1400원대를 넘어서고 있다.

또 비닐과 부자재 가격 역시 전년보다 10~15% 이상 가격이 상승해 원가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에 따라 딸기와 채소류 등 시설농가들이 하우스(1000평)를 신설할 경우 최소 500만 원 비용이 더 들어가는 상황이다.

시설자재와 함께 농기계 가격 역시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 영향을 받아 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다.

경운기의 경우 최소 5% 이상 가격이 올랐고 농업용 트랙터 역시 제품에 따라 5~7% 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제초제 등 각종 농약과 요소 비료 가격까지 5%가량 덩달아 오르고 있다.

반면 풋고추와 딸기, 호박, 오이, 배추, 양파, 감자 등 주요 농산물 도매가격은 오히려 적게는 20%에서 많게는 50%까지 급락해 농민들을 한숨 짓게 하고 있다.

논산에서 하우스재배를 하고 있는 한 농민은 “난방유 가격과 파이프와 부자재 등의 가격이 너무 많이 올라 올해 농사 수지를 맞출 수 있을지 걱정”이라며 “하우스 확장은 고사하고 계속 이런 상황이라면 농사를 포기해야 할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대환 기자 top7367@cctoday.co.kr

Posted by 충투 기자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