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과 금융감독원이 농협 금융거래 전면중단 사태에 대해 본격적으로 조사에 착수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14일 "농협의 전산 시스템이 완전히 복구되는 대로 특별검사에 착수할 방침"이라며 "이르면 15일이나 다음주초에 검사인력을 파견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해킹 가능성 등 무수한 추측이 난무하던 농협 전산망장애 사태는 검찰과 금감원에게 공이 넘어가게 됐다.
금감원은 지난 13일 정보기술(IT) 전문가 2명과 농협 담당 직원 1명을 전산장애 복구 지원에 투입한데 이어 조만간 특별검사로 전환하고 추가 인력을 보낼 예정이다.
이번 특별검사에서 농협의 전산 관련 내부통제 시스템 문제 여부와 외부 해킹 및 바이러스 침투 가능성, 농협의 전자금융거래법 및 감독규정 위반 유무 등을 살필 계획이다.
금감원은 다만 이번 사태가 협력업체 직원의 노트북 컴퓨터에서 전산장애를 일으키는 명령이 내려져 발생한 것으로 보고 이에 대한 고의성 유무 등은 검찰에서 가릴 부분이라는 입장이다.
해당 직원은 금감원의 사전 조사에서 "그런 명령어를 입력한 적이 없다"며 자신의 고의나 실수에 의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중앙지검은 전날 첨단범죄수사2부 소속 수사관 2명을 보내 협력업체 직원의 노트북과 사고 당일 전산망 접속기록 등 전산자료를 확보해 분석 중이다. 검찰은 자료 분석 결과 범죄 혐의가 드러나면 관련자들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아직 정식으로 농협의 수사의뢰가 들어오지 않았지만 사건의 중요성을 감안해 내사를 시작했다"며 "자료가 많아 분석에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농협은 지난 12일 오후 5시5분께 금융거래 중단사태가 발생, 사흘째인 이날 새벽에야 상당 부분 재개됐지만 신용카드 현금서비스와 체크카드 서비스는 오후가 돼야 정상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최원병 농협중앙회장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갖고 전산장애로 인한 금융거래 중단사태에 대해 3000만 농협 고객에게 사과했다.
최 회장은 “조속한 시일 내에 모든 거래가 정상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농협의 전산장애로 인해 고객이 입은 경제적 피해에 대해서는 적절한 절차에 따라 보상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전산장애와 관련해 소중한 고객정보와 금융거래 내용은 모두 정상적으로 파악됐으며 전혀 피해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호창 기자 hclee@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