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주시 상당구 내덕동 청주문화산업진흥재단 내 옛 연초제조창 동부창고에 조성된 '제빵왕 김탁구' 전시·체험관을 알리는 간판보다 체험관 한 편에 마련된 유명 분식점을 알리는 간판이 크게 걸려 사업취지를 무색케하고 있다.  
 

KBS드라마 '제빵왕 김탁구'를 주제로 지난해 문을 연 '김탁구 전시·체험관'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반면 부대시설인 지역 유명음식점은 때아닌 성황을 이루고 있어 '주객전도'라는 빈축을 사고 있다.

일각에서는 시의 공유재산이 임대형식을 빌어 사실상 특정업체의 영업활동을 밀어준 꼴이 됐다며 특혜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다.

지난해 말 청주시는 2004년 210억여 원을 들여 KT&G로부터 매입 완료한 현 첨단문화산업단지 및 동부창고 부지·건물 중 동부창고 2개동(1953㎡)을 프로덕션업체인 T업체에 임대했다. 시에 3800만 원을 주고 1년간 임대계약을 맺은 T업체는 이 곳을 리모델링해 '제빵왕 김탁구' 드라마세트장을 옮겨온 전시관과 관람객들이 직접 빵을 굽는 프로그램을 운영할 체험관 등을 조성해 지난해 12월 17일 개관했다. 5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했던 드라마의 인기를 업고 지역 대표 관광지로 만들겠다는 복안이었다.

하지만 4개월 정도가 지난 현재 김탁구 전시·체험관은 드라마 종영과 함께 상시 관람객들의 발길이 사실상 끊기며 부정기적 단체관람객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반면 부대시설로 입점한 지역 유명 분식점 S제과는 전시·체험관과 관계없이 식사 때를 전후해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전시·체험관을 찾는 관람객이 아닌 단순히 S제과에서 식사를 하기 위한 손님들의 발길만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 12일 옛 연초제조창 동부창고에 조성된 '제빵왕 김탁구' 전시·체험관을 찾는 사람이 없어 썰렁한 반면 체험관 한 켠에 설치된 유명 분식점에는 손님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덕희 기자 withcrew@cctoday.co.kr

이렇다 보니 당초 지역 관광활성화라는 목적으로 유치한 전시·체험관이 특정업체의 배만 불려주는 꼴이 된 것 아니냐는 부정적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더욱이 S제과는 오는 9~10월 열릴 예정인 '2011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의 주행사장이 이 곳을 포함한 옛 연초제조창 일원으로 결정되면서 별도의 입찰과정 없이 행사기간 동안 비엔날레 관람객을 상대로 '때아닌 특수'까지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한 주민은 "말로는 김탁구 체험관이라 하면서 외부 간판은 식당간판이 더 크다"며 "체험관이 들어오면 이 곳을 찾는 관람객들로 지역경제 활성화도 은근 기대했었는데 관람객은커녕 인근 손님들만 빼앗긴 꼴이 됐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한 지역인사는 "해당건물이 공유재산인 점을 감안하면 애초에 T업체에 임대를 할 때도 지역관광 활성화라는 공익적 목적을 염두에 뒀을 것"이라고 전제한 뒤 "하지만 현실은 특정 요식업체의 영업적 이익으로만 연결되고 있으니 특혜 아닌 특혜로 보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장기간 방치돼 있는 동부창고 활용 차원에서 김탁구 전시·체험관을 유치했지만 당초 기대에 크게 못미쳐 일단 임대계약이 만료되는 올 연말까지 지켜본 뒤 계약연장 여부를 면밀히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정현 기자 cooldog72@cctoday.co.kr
 

   
▲ 청주시 상당구 내덕동 문화산업진흥재단 내 옛 연초제조창 동부창고에 조성된 '제빵왕 김탁구' 전시·체험관을 알리는 푯말보다 체험관 한 편에 마련된 지역유명 분식점을 알리는 현수막이 더 크게 걸려있다.이덕희 기자 withcrew@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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