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격적으로 단행됐던 정유사들의 기름값 ‘100원’ 인하 조치가 ‘약발’을 받지 못하며 유가가 다시 들썩이고 있다.
정부 압력에 못이겨 졸속으로 진행된 가격 인하 조치에 자영주유소들이 적극적으로 동참하지 않으면서 기대만큼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www.opinet.co.kr)에 따르면 이날 전국 주유소 보통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날보다 1원 이상 오른 ℓ당 1945.31원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이후 170여일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상승을 거듭했던 유가는 정유사들의 가격 인하 방침이 알려지면서 지난 6일 하락세로 반전한바 있다.
그러나 ℓ당 1943.65원까지 내려갔던 휘발유 가격은 국제유가 등의 영향으로 불과 6일만에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표면적으로는 두바이유 국제 현물가격 상승이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다른 모습이다. 대부분 운전자들은 정유사 가격 인하 조치가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단기간에 오히려 상승세로 반전된 원인을 주유소들의 소극적인 참여에 있다고 보고 있다.
한 운전자는 “기름값을 100원 내렸다는데 사실상 별 차이가 없어 가격이 내린 것인지 전혀 체감으로 와닿지 않는다”며 “처음에는 유류비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가졌는데 이젠 100원을 더 내린다고해도 별로 기대하지 않는다”고 푸념했다.
정부는 주유소 기존 보유분이 소진되고 정유사들의 인하 가격이 공급 가격에 실질적으로 반영되는 다음주부터 기름값이 다시 내릴 것이란 설명만 되풀이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조치로 실질적인 기름값 인하를 기대했던 소비자들은 정부정책을 신뢰하지 못하고 불만만 키우고 있다. 특히 운전자들은 이번 가격 인하 조치가 3개월 한시조치인 만큼 가격 인하가 종료되는 7월, 또다른 유가대란을 우려하고 있다.
정유사 가격 인하에는 소극적으로 대처했던 주유소들이 가격 인하 종료시 곧바로 인상된 가격을 반영할 것이란 예측 때문이다.
이에 따라 운전자들은 정유사 공급가 인하보다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또다른 운전자는 “정유사 압박을 통한 정부의 기름값 인하 정책은 사실상 큰 성공을 거두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기름값의 절반을 차지하는 유류세를 내려 실질적인 유가 안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환 기자 top7367@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