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사들의 한시적 할인 방식에 대해 지역 주유소업계가 일제히 ‘주유소 쥐어짜기’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카드산정방식을 채택한 SK에너지를 제외한 GS칼텍스, S-OIL(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의 자영 주유소들은 이미 비싼 값에 받아놓은 제품을 단번에 싼 가격으로 판매하라는 정유사들의 방침을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7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현재 ℓ당 2000원 이상의 휘발유를 판매하는 주유소는 36곳에 달했다.

이 중 가격변동을 표기하지 않는 SK주유소 18곳을 제외하면 나머지 3개 정유사의 주유소 18곳이 판매가격을 내리지 않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주유소 업계는 공급가 인하 이전의 제품을 소진하지 않은 상황에서 당장 가격을 인하할 경우 주유소 측의 손해가 크기 때문에 아직은 판매가격을 조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대전시 서구의 한 주유소 관계자는 “며칠전 휘발유 15일치를 정유사로부터 ℓ당 1780원에 들여왔다”며 “지난달에 비해 공급가가 80원이 오른 상황에 판매가격을 내릴 경우 적어도 ℓ당 100원 이상 손해를 본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또 다른 주유소 관계자는 “정부와 정유사의 생색내기 정책에 주유소 업자들만 놀아나는 꼴”이라며 “이미 공급돼 남은 분량에 대해 정유사가 할인 폭을 부담하는 것도 아니면서 판매가격을 내리라고 압박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 것 아니냐”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늘 가격에 대해 불만을 터뜨리는 고객들에게 차라리 포인트를 적립해주는 SK주유소에 가서 주유하라고 안내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정유사 측은 이번 공급가 인하가 3개월만 시행되는 한시적 조치인 만큼 주유소를 설득해 빠른 시일내에 판매가격을 하향 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 정유사 관계자는 "대부분 주유소들이 아직까지는 비싸게 산 재고물량이 남아있어 지금 당장 가격을 내리면 손해를 볼 수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그래도 할인 조치가 끝나는 3개월 뒤에는 오히려 싸게 산 기름을 비싸게 팔 수 있으니 결과적으로 주유소에서 손해볼 것이 없다고 주유소들을 설득 중이다"라고 말했다. 이한성 기자 hansoung@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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