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내 지자체들이 재정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일부 지방의회가 적지않은 예산을 들여가며 관광성 일정이 포함된 의원연찬회를 다녀오거나 계획중이어서 빈축을 사고 있다.
특히 전임 시장의 예산부풀리기 의혹으로 재정난을 겪게됐다며 예산조사특위(위원장 윤송현)까지 운영했던 청주시의회가 가장 먼저 제주도로 관광성 연찬회를 다녀오자 비난 여론이 쏟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연찬회 장소를 제주도 등 타 시·도 유명 관광지로 선택하자 지역경제를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청주시의회는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일까지 2박3일간 제주도로 의원 24명과 공무원 15명 등 총 39명이 참여한 가운데 '2011년 의원연찬회'를 다녀왔다.
시의회는 이번 연찬회 목적에 대해 "보다 내실있는 의회를 만들기 위해 의정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한편 전문가에게 강의를 듣는 등 견문을 넓히자는데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들은 첫날 △의정발전 방향 △직장내 성교육 △저탄소 녹색성장 등 특강을 들은 반면, 둘째날은 한라산 등반 및 올레길 탐방 등 관광성으로 비춰지는 비교육일정으로 채워졌다.
이어 셋째날 제주 신·재생에너지 홍보관과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 홍보관 방문까지 2박3일간 이들이 사용한 예산은 1000만 원 가량.
같은 기간 음성군의회 의원 8명도 제주도에서 연찬회 목적으로 550만 원의 예산을 지출했다.
이 외에도 증평군의회(의원 7명, 5월 2~4일, 부산, 400여만 원), 옥천군의회(의원 8명, 5월 3~5일, 제주도, 700여만 원) 등 상당수 의회가 타 지역으로 연찬회를 계획중이며, 청원군의회도 제주도를 연찬회 장소로 적극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상당수 도내 지방의회가 타 지역으로 관광성 연찬회를 기획하자 혈세낭비라는 지적과 함께 적정성 논란이 뒤를 잇고 있다.
재정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집행부에는 연일 긴축 재정을 강조하는 의회가 정작 실효성도 의문이 가는 연찬회에 예산을 남 돈 쓰듯 하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연찬회 내용을 감안했을 때 굳이 타 시·도를 고집할 이유가 전혀 없는데도 유명 관광지를 찾는 구태를 답습하는 것은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역행하고 있다는 여론이다.
도내 한 지자체 고위간부는 "의정활동의 내실을 꾀하기 위한 연찬회라면 단양이나 수안보 등 도내에서도 예산을 아껴가며 충분히 할 수 있는데 제주도까지 가서 강의를 들어야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며 "내실있는 연찬회는 장소의 문제가 아니라 프로그램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지역인사는 "재정난 원인 조사를 운운하며 지방재정을 걱정하던 의원들이 뒤로는 관광으로 채워진 연찬회에 1000만 원이나 되는 예산을 쓰고 왔다는데 그들의 진정성을 과연 어디까지로 봐야 하느냐"며 "본인들은 주민이 뽑은 대표이며, 자신들이 쓰고 있는 돈은 그들의 혈세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지방의원은 “해마다 기본적으로 책정돼 있는 연수 및 연찬회 예산을 단순히 외지로 나갔다 오는 돈쯤으로 생각하는 의원들도 일부 있는게 사실”이라며 “의회 스스로 변화하고 노력하는 모습이 필요하다”고 자성했다.
전창해 기자 widesea@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