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충북지역에서 신축 아파트마다 입주예정자와 시공사의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그동안 선분양 후시공으로 인해 아파트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판단한 투자자들이나 입주예정자들은 집값 하락에 따른 보상심리를 이용해 건설사에 하자공사를 이유로 집단민원을 제기해 왔다.
여기에다 전국적으로 미분양 아파트가 급증하면서 건설사들이 분양조건을 달리한 차별분양을 강행하면서 기존 계약자들의 반발이 거세지는 등 도내 아파트 입주예정단지마다 진통이 끊이질 않고 있다.
◆충북 아파트 민원 ‘정례화?’
충북에서도 특히 청주는 아파트 입주자들의 상시 민원으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곳 중 하나다.
지난 2007년 청주 산남3지구에 입주하는 모 아파트 등 아파트 입주자들이 시행·시공사가 분양 당시와는 다르게 시공을 했다며 반발하는 것을 시작으로 청주에서는 입주민 반발이 끊이질 않고 있다.
일부 아파트는 건설사를 상대로 입주예정자들의 소송이 진행되는가 하면 또 다른 아파트는 분양을 하고 있는 견본주택 앞에서 분양계약자들의 반발집회가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건설사들은 자금 확보와 유동성을 위해선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서 이런 진통은 당분간 끊이지 않을 전망이다.
건설업체 한 관계자는 “미분양 물량을 해소하기 위해선 건설사들도 뼈를 깎는 고통을 감수하게 된다”며 “기존 입주자들의 반발은 미분양 아파트의 분양과 아파트 이미지로 직결되기 때문에 입주예정자들의 눈앞의 이익만 생각하지 말고 길게 내다보고 결정해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입주자들도 속앓이
아파트 입주예정자 뿐만 아니라 입주자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각종 아파트 민원으로 아파트 이미지 추락과 함께 무리한 대출을 받고 집을 샀다가 집값 하락과 이자상승에 이중고를 겪고 있다.
월급은 오르지 않는데 금리 인상과 부동산 침체 등으로 무리하게 내 집 마련을 한 입주자들이 이자와 원금을 갚기가 힘들어지면서 허덕이고 있다. 그러나 고객확보와 대출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는 은행들은 아파트 입주자들의 고통은 ‘나 몰라라’ 식이어서 대출받은 사람만 이자 갚기에 급급한 실정이다.
금리가 오르더라도 은행은 뒷짐인데 반해 대출받은 사람만 금리 상승의 부담을 떠안고 전전긍긍하고 있기 때문이다.
직장인 이 모(34·청주 흥덕구 복대동) 씨는 “한 달 월급 중에서 80만 원이 대출이자로 나가고 있는데 올해부터는 원금까지 상환하게 되면 100만 원이 넘는다”며 “집을 장만할 때는 좋았지만 집값은 떨어지고 금리만 올라 죽을 지경”이라고 말했다.
박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