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직장인 박 모(34·청주 흥덕구 분평동) 씨는 최근 즐겨 피우던 담배를 끊었다.

하루에 담배 한 갑을 피우던 박 씨는 직장 내 회식이 있거나 친구들끼리 음주를 할 때면 한 갑반~두 갑까지 피울 정도로 애연가였다.

하지만 생활물가가 오르고,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늘어나는 지출을 감당할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금연을 선택했다.

박 씨는 서민들의 살림살이가 갈수록 어려워지면서 대리비와 술 값을 절약하기 위해 술자리도 되도록이면 핑계를 대고 피하고 있는 실정이다.

#2. 직장인 심 모(32·청주 흥덕구 봉명동) 씨는 아직 미혼으로 자취생활을 하고 있다.

심 씨는 최근 식료품 값 등의 인상으로 생활비에 신음하고 있다.

한 달에 한 번 미용실을 찾았던 심 씨는 늘어나는 생활비를 줄이기 위해 최근 이발 횟수를 두 달에 한 번으로 횟수를 줄였다.

심 씨는 또 한 주에 한 번 정도 찾던 동네 목욕탕도 비용절감 차원에서 발걸음을 아예 끊었다.

갈수록 서민들의 살림살이가 팍팍해지면서 박 씨와 심 씨처럼 생활비 등 지출을 줄이기 위한 몸부림이 심각하다.

특히 직장인들은 임금동결 등으로 소득은 늘지 않으면서 식료품과 각종 생활물가 등의 인상으로 외식비나 담뱃값, 극장비용 등을 줄이며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직장이나 이웃 간에 애·경사 시 늘어나는 부조금에도 허덕일 정도다.

통계청이 지난달 21일 발표한 ‘2008년 3분기 가계 동향’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전국가구(2인 이상, 비농어가)의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0% 늘어난 229만 5000원으로 나타났다.

소비지출 항목별로 보면 가구가사(8.3%), 교육비(6.7%), 주거비(5.9%), 보건의료(5.5%) 등이 증가한 반면, 교양오락(-7.3%), 의류신발(-1.5%), 통신비(-1.8%) 등은 감소했다.

실제 청주시 흥덕구 봉명동의 D 목욕탕의 경우 목욕비가 3000원으로 비교적 가격이 저렴해 예전 같으면 하루 200명까지 손님으로 북적였다.

하지만 최근 소비자들의 소비심리 위축으로 하루 평균 80~100명으로 고객이 감소했다.

목욕탕뿐만 아니라 외식업체도 운영난에 허덕이고 있다.

청주시 흥덕구 복대동의 M일식은 올 연말 회식을 위한 예약률이 지난해보다 절반수준으로 줄었다.

이 식당은 예년 같으면 예약손님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곤 했지만 올 연말에는 특수를 보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청주시 흥덕구 남문로 2가 C외식업체의 경우도 지난해 12월에 비해 올 12월 매출이 20~30% 정도 감소했다.

매장 관계자는 “경기불황 탓도 있지만 지난해보다 경쟁업체가 두 곳이나 생겼다”며 “수요는 한정되거나 감소되는 추세에다가 자꾸 동종업체들의 난립으로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한진 기자 adhj79@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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