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욕탕의 ‘위기’

2011. 4. 1. 00:54 from 알짜뉴스
    

유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난방비 부담이 커진 지역 목욕업계가 줄폐업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난방비 부담을 견디지 못한 업체들은 폐업 또는 임시휴업에 들어가고 있고 일부 업장은 영업시간 단축 등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쌓여가는 적자를 이겨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31일 한국목욕업중앙회 대전시지회 등에 따르면 현재 대전지역 목욕탕은 찜질방 등을 합쳐 총 160여개가 운영 중이다.

지난 2004년까지만해도 280개 이상 운영되던 목욕탕은 난방비 부담 등을 견디지 못해 해마다 10~20개씩 감소, 최근 6~7년새 무려 120개 가량이 줄어들었다.

특히 지난해 10월부터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는 국제유가 여파가 국내에 영향을 미치면서 최근 들어 목욕업계 줄폐업 조짐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과거 폐업 추세를 살펴볼 때 이른바 성수기인 11월에서 2월 사이에는 폐업사례가 나타나지 않았지만 올해들어 벌써 2곳이 폐업에 들어갔다.

업계 관계자들은 성수기에도 폐업이 나타난다면 날씨가 따뜻해지기 시작하는 5월부터는 예년의 배 이상 폐업이 속출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전시 서구에서 목욕탕을 운영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1년 전만해도 한달에 300만 원이면 난방비가 해결됐는데 지금은 500만 원 가까이 들어가고 있다”며 “IMF에도 살아남았는데 성수기인 겨울에 폐업이 발생한다는 것은 업계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주는 단편적인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난방비 부담이 커지면서 목욕업계는 저마다 눈물겨운 자구책을 내놓고 있다.

일부 목욕탕은 수요가 많은 여탕만 운영하기도하고 직장인이 주를 이루는 시내에서는 반대로 여탕문을 걸어잠그고 남탕만 운영하는 곳도 나타나고 있다. 또 일부 목욕탕은 손님이 상대적으로 적은 낮시간은 아예 문을 열지않거나 영업시간을 단축하는 등 나름의 자구책을 찾고 있다.

그러나 영업시간 단축은 그만큼 수입이 줄어들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적자폭을 해결하지는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목욕업중앙회 대전시지부 정영상 사무국장은 “난방비 부담이 커지면서 업계가 견디기 힘들만큼 어려워지고 있지만 요금을 올리는데는 한계가 있다”며 “특히 규모가 작은 동네목욕탕의 경우 상황이 더 악화되면 존립자체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대환 기자 top736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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