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사료값에 쇠고기 판매 부진이 이어지면서 직거래를 시도하는 한우농가가 늘고 있다.

이들 농가는 낮아진 농가수취가격에 사료값 상승이 이어지면서 ‘울며 겨자먹기’식의 직거래를 통해 수익을 내야하는 상황에 빠졌다.

31일 농협중앙회 충남지역본부에 따르면 30일 기준 한우 지육 경매가격은 ㎏당 1만 2863원, 농가수취가격은 600㎏ 당 460만 8000원으로 전월보다 각각 966원, 34만 6000원 낮아졌다.

전년동월과 대비하면 그 격차는 더욱 크게 벌어진다. 지난해 3월 한우 지육 경매가격은 ㎏당 1만 7190원, 농가수취가격은 615만 7000원으로 1년새 경매가와 농가수취가격은 25%나 줄어들었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사료값까지 오르며 한우농가들 사이에서는 더 이상 우시장이 열리기 만을 기다릴 수 없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한우 농가들은 한우전문식당 등에 직거래를 시도하는 것은 물론 싼 값에 송아지를 넘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충북 청원에서 소 1600여 두를 사육하는 한 농민은 “더 이상 지켜보기만 할 수 없어 직접 식당들을 돌며 우리 소를 사달라고 광고하고 다니는 상황”이라며 “이 경우 경매가격보다 낮은 값을 쳐주는 경우가 많지만 (소를) 그냥 가지고 있으면 오히려 더 손해가 날까봐 직거래라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우시장 폐쇄 여파로 송아지 가격이 형성되지 않아 농민들은 결국 헐값에 송아지를 넘겨야 하는 상황이다.

지역의 한 한우농가는 “구제역 이전만 해도 4~5개월 된 암송아지가 마리 당 250만 원씩 했는데 지금은 10~12개월 된 송아지도 150만~200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며 “1년 새 수천만 원의 손해를 보고 있지만 사료값이 올라 그냥 키우기도 어려운 실정이라 어쩔 수 없이 내다 팔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의 해법은 한우고기 판매 촉진이 급선무지만 소비자가격은 큰 변화가 없는 상황이다.

한국물가협회 자료에 따르면 30일 기준 대전지역 한우등심 500g 소매가격은 3만 7000원으로 전주보다 1000원 낮아졌다.

4만 2500원까지 올랐던 지난 2월에 비하면 5000원 이상 낮아진 수치지만 한우농가들은 여전히 소비자들이 찾을만큼 낮은 가격은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실제 한 축산농민은 “대형마트나 백화점은 물론 동네 정육점 가격이 여전히 고가대를 형성하고 있어 판매량이 높지 않다는 얘기만 듣고 있다”며 “이는 어떻게든 소를 팔고자 하는 농민들이 턱없이 낮은 값을 부르는 유통업체들에게 싼 값에 소를 넘기지만 유통업체들이 가격을 내리지 않는 탓”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지금은 생체 소값이든 소비자가격이든 유통업체가 부르는 게 값인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한성 기자 hansoung@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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