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대지진 여파로 수출길이 막힌 충남지역 파프리카 농가의 매출저하가 가시화되면서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이들 농가는 지난 겨울 지속된 이상한파로 인해 난방유 지출이 늘어난 상황에 지진이라는 악재까지 겹쳐 올해 농가 매출이 최소 30%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국파프리카생산자자조회에 따르면 현재 파프리카 재배규모는 지난해 기준 전국 310㏊에 500농가가 참여하고 있으며, 총 생산량은 3만 5727ton에 달한다.

이 중 생산량의 45%에 해당하는 1만 6155ton이 일본에 수출돼 일본 내 70% 점유율을 자랑하는 등 국산 파프리카는 총 5826만 달러를 수출하며, 원예농산물 수출 1위 품목으로 올라섰다.

그러나 최근 일본대지진으로 인해 대일(對日)수출량이 30% 가까이 줄자 농가 및 관계 기관은 비상이 걸렸다.

실제 충남 부여에서 파프리카 농사를 짓고 있는 A 씨는 일본 현지 파프리카 소비가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A 씨는 “지진 이후 수출량이 30% 줄고 현지 소비심리 위축이 더해지면서 가격도 떨어져 농가수취금액은 ㎏당 5000원에서 3000원을 조금 넘는 상황”이라며 “올 겨울의 경우 워낙 춥다보니 시설작물인 파프리카의 경우 대부분 농가들의 기름값이 30%는 더 들어 농민들의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A 씨를 비롯한 파프리카 농가들은 수출 품목이 줄어들 경우 내수 물량이 많아져 국내 판매량이 포화상태에 이를 경우 국내에서도 가격이 하락 할 수 있다고 걱정했다.

A 씨는 “국내 가격이 아직까지는 변동이 없어 다행이지만 지금처럼 수출량이 줄어들 경우 국내 판매량이 포화상태가 될 수 있어 걱정”이라며 “이 경우 4~5월이 되면 농가 매출이 크게 줄게 돼 예년 매출보다 4억~5억 원은 손해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한국파프리카생산자자조회는 언론 노출이 농가에 해가 될 지 모른다는 조심스러운 분위기를 전하고 있다.

자조회 측은 지난 21일 자조회 전 회원에게 공문을 발송해 일본지진 관련 언론사 인터뷰 과정에서 수출물량 감소로 국내시장 파프리카 가격이 폭락하고 있다는 설명을 자제할 것을 알린 바 있다.

이는 일본시장의 위축에서 오는 현상이며 수출업체 및 생산농가에서 발생한 문제가 아니다 보니 농가에 피해가 이어지면 안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자조회 측은 “현재까지는 내수가격이 지지를 하고 있지만 내달 말까지 수출 위축이 이어질 경우 대처방안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중국과 같은 물류비 부담이 적은 근거리 시장을 조기개방하는 등 수급조절 대처방안을 마련할 것을 정부에 건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자조회 측은 일본의 빠른 복구가 이뤄질 경우 희망은 있다고 덧붙였다.

자조회 관계자는 “희망적인 점은 이번 지진으로 일본의 파프리카 여름산지가 붕괴돼 원전복구가 조기에 이뤄질 경우 오는 5월 이후 수출물량 증가 등 수출 호조로 이어질 수 있다”며 “무엇보다 공해물질과 환경호르몬에 유익한 칼륨과 방사해독 및 면역력 강화에 도움이 되는 비타민 C·E 성분이 파프리카에 풍부하다는 점이 알려지면 농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한성 기자 hansoung@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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