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일본 후쿠시마(福島) 원전 사고 여파로 일본산 먹거리에 대한 방사성 물질 오염 공포가 갈수록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교육과학부가 청주국제공항 방사능 검사기 설치는 하지 않는다는 기존의 방침을 고수해 감염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지적이다. <본보 22일자 1면 보도>특히 일본에서 입국하는 국내 5곳의 공항 중 청주공항이 이용객 수가 적고, 출발지인 오사카지역이 비교적 안전지대라는 이유로 검사기를 설치하지 않는다는 교과부의 입장이 전혀 설득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 청주공항은 일본 참사이후 주 4회 대한항공 청주~오사카 노선을 통해 국내로 입국하는 일본인 수가 갈수록 늘고 있는데도 정부의 안일한 대응으로 방사능 오염 검사에 속수무책이다.
◆청주공항 일본인 입국자 증가
23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오사카에서 청주로 오는 대한항공 탑승률은 96%로 일본 지진이 발생한 지난 11일 52%에 머무르던 것에 비해 44% 급증했다.
전체 탑승객 115명 중 110명이 일본인으로 대지진과 원전 사고로 피난행렬이 이어지고 있지만 어찌 된 영문인지 당국은 청주공항만큼은 방사능 검사를 전혀 하지 않고 있다. 앞서 지난 21일에는 오사카에서 청주로 들어오는 전체 입국자 중 일본인 입국이 70%(67명 중 47명)에 달했는데 이틀 만에 26%가 증가했다.
이처럼 청주공항을 이용해 일본 현지의 불안정한 생활을 일단 접고 국내로 피신하는 일본인들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교과부의 입장은 단호하다.
◆교과부 “설치안해”…시민들 “불안하다”
전국 7곳(공항 4곳, 항구 3곳)에 방사능 검사기와 검사요원을 배치한 교과부는 청주공항은 현실적으로 위험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 현재로선 설치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을 내렸다. 교과부는 일본인들이 일본 동북부에서 남부지역으로의 이동과 관련해서도 오사카로 피신을 오다가 중간에 있는 공항을 이용할 것이고, 오사카 공항은 이용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게다가 오사카로 이동하는 동안 방사능 오염물질이 바람에 날려 기준 수치를 벗어나기 때문에 큰 피해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검사기 하나 없이 청주공항을 통해 입국하는 일본인들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불안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시민 최 모(45·청주 흥덕구 산남동) 씨는 “방사능 오염이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정부에서 생각하는 것보다 시민들의 불안은 더 크다”며 “아무리 적자공항이라 하더라도 방사능 공포가 확산되고 있는 시점에 청주공항만 무방비로 대책을 세우지 않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교과부 관계자는 “방사능 오염은 먼지가 옷에 붙은 것과 같다”며 “다른 공항에서 심각한 방사능 오염자가 발생할 때까지 청주공항은 설치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못박았다.
박한진 기자 adhj79@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