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원전사고로 인한 방사능 검출로 비상이 걸려있는 가운데 21일 일본 오사카에서 청주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승객들이 방사능검사를 받지않은 채 공항을 빠져나오고 있다. 이덕희 기자 withcrew@cctoday.co.kr  
 

일본 후쿠시마 원전 폭발로 방사성 물질이 누출된 가운데 오사카에서 입국행렬이 이어지는 청주국제공항에는 방사선 검사장비가 설치돼 있지않아 오염확인에 구멍이 뚫렸다.

21일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공항공사 청주지사에 따르면 일본에서 입국하는 공항 중 유일하게 청주공항만이 방사능 오염 감시기를 설치하지 않은 채 승객 모두 간단한 입국 절차만 마친 뒤 공항을 빠져나가고 있다. 특히 원전 사태가 일파만파로 확산되면서 일본 현지의 불안정한 생활을 잠시 접고 국내로 피신하는 일본인들이 늘고 있지만, 오염 검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청주공항만 감시기 미설치

일본 원전 사태가 쉽게 해결되지 않고 심각성이 더해지면서 청주공항에는 일단 몸을 피하기 위한 일본인의 행렬이 갈수록 이어지고 있다. 대한항공 청주지점은 21일 하루에만 청주공항으로 입국한 승객 67명 중 47명(70%)이 일본인이라고 밝혔다.

일주일에 4회 운항하는 청주~오사카 노선은 현재 일본 대지진으로 청주에서 오사카 간사이공항으로 이동하는 관광객 수요는 급감했지만 청주공항으로 입국하는 일본인들의 수요는 꾸준한 상태다.

그러나 교육과학기술부는 어찌 된 영문인지 일본으로부터 입국하는 내외국인의 방사능 오염 여부를 검사하기 위해 수도권과 부산지역에 이어 제주국제공항과 동해항 등에는 방사능 오염감시를 확대했지만, 청주공항은 크게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 일본에서 입국하는 노선이 상대적으로 많은 제주공항에는 무형 방사능 감시기를 설치해 방사능 물질의 국내 유입 확산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반해 청주공항은 입국자가 많지 않다는 이유로 손을 놓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청주공항에도 일본으로부터 입국하는 내외국인이 있는데 작은 공항이라고 방사능오염 검사를 하지 않는 것은 문제”라며 “일본에서도 오사카가 안전지대라고 해서 일본인들이 피신했다가 결국 한국행을 결정하고 있는데 일본 노선이 있는 곳은 모두 방사능 오염 검사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교과부·공항공사 늑장대응

원전 폭발 지역 인근의 교민들이나 일본인들이 센다이 공항이 폐쇄되면서 도쿄와 오사카 등지로 이동해 항공기에 탑승하고 있지만, 교과부는 오사카만큼은 그래도 안전한 곳이라며 청주공항의 방사능 오염 감시기 설치를 미루고 있다. 한국공항공사 청주지사도 청주공항만 방사능 검사를 하지 않고 있는데도 교과부 소관이라는 이유로 뒷짐만 지며 유기적으로 대응치 못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공항공사 측은 “인천, 김포, 김해, 제주공항에는 방사능 검사가 시작됐지만, 청주공항은 장비와 전문인력 부족이라는 이유로 검사대상에서 배제됐다”며 “오사카 노선이 상대적으로 안전하고 이용객 숫자가 많지 않기 때문에 검사기 설치가 늦어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교과부 관계자는 “오사카는 후쿠시마로부터 680㎞나 떨어져 있어 특별히 오염 가능성이 없어서 오사카에서 입국하는 청주공항에는 검사기를 설치하지 않았다”며 “오히려 승객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지어 기다리는 것을 더 불편해 하고 있는 데다 손이나 옷에서 방사능 물질이 검출되면 씻거나 털면 아무런 문제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국내로 입국하는 사람도 불편해하고 지원인력도 부족해 다른 공항의 사례를 살펴보고 위험하다고 판단되면 즉각적으로 설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박한진 기자 adhj79@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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