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관광(전세)버스업계가 구제역과 유가상승에 이중고를 겪고 있다.
업계는 구제역으로 인한 농한기 농민 관광 수요 감소에다, 유가 상승으로 유류비 지출이 증가하는 악재가 겹치면서 경영난을 호소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농한기인 1~3월은 농민들의 단체 여행이 많은 시기다. 그러나 지난해 말부터 전국을 강타했던 구제역으로 많은 행사가 취소되면서 농업 단체들의 이동이 크게 줄었고, 기관·단체들 역시 등산, 워크숍 등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확산돼 지역 관광버스 업체들의 매출이 많게는 40%까지 줄어든 상황이다.
한 관광버스 업체 관계자는 “지난해와 올해를 비교할 때 농민단체나 농촌지역 경로당 나들이 등이 크게 줄어 지난달에는 주말에도 두 번이나 쉬었을 정도”라며 “대학 신입생 OT 역시 예전보다 규모가 작아져 쉬는 차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여기에 올들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경유가격까지 업계를 괴롭히고 있다.
20일 지역 경유판매 평균 가격은 대전지역이 ℓ당 1778.01원, 충남은 1769.73원을 기록했다.
올 1월 1일 경유 판매가격이 대전 ℓ당 1607.30원, 충남 1601.07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3개월만에 각각 170.71원, 168.66원이나 오른 것.
특히 정유사 공급가 인상으로 인한 유가 추가 상승이 예고되면서 관광버스 업계의 시름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경쟁이 치열한 업계 특성상 유가와 수요 감소를 이유로 가격인상을 하기 어려워 매출 저하가 더 심해질 것이 불 보듯 뻔하다고 입을 모았다. 또 정부 유가보조금 등 아무런 지원 혜택이 없다보니 스스로 자구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고충도 함께 털어놓았다.
한 관광업체 관계자는 “아무런 지원이나 보조금도 받을 수 없다보니 유류비가 오를 경우 그 부담은 고스란히 업체의 경영난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워낙 많은 업체들이 경쟁을 하고 있어 가격을 올리는 것도 만만치 않아 경영난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업계는 내달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대학교 MT와 중·고교의 수학여행 등 성수기가 다가오고 있어 다시 한 번 매출 상승 기대를 걸어보고 있지만 유가 상승이 언제까지 이어지느냐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관광버스업체 관계자는 “이달 들어 유류비 지출이 회사 전체 지출의 50% 가까이 치솟아 어려움이 크지만 곧 대학MT, 꽃구경, 중고생 수학여행 등 성수기가 찾아와 내심 기대를 걸고 있다”면서도 “날이 갈수록 유가 상승폭이 커져 과연 성수기 호황이 매출 상승까지 이어질 지에 대한 기대감은 예년만 못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한성 기자 hansoung@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