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대가 신학기 개강 후에 일부 학과의 이사를 강행해 관련 학과 학생들에게 불편을 주고 있다.
청주대는 지난달 말부터 건축학과를 예술대 건물로 이전했다. 청주대의 이번 건축학과 이사는 건축학 인증제에 미리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건축학과는 그동안 협소하게 사용해온 이공대학에서 각 강의실과 실습실, 연구실 등 관련부서 일체를 예술대 건물로 옮겼다.
대학 측은 이번 이사에 대해 국제적인 기준에 맞춰 건축학을 교육하고, 졸업생들의 국제적 유동성을 상호촉진하기 위해 건축학교육에 관한 국제협정을 비준한 건축학 인증제를 도입하기 위한 것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또한 추후 건축학인증을 받은 학과의 졸업생들만이 건축사시험자격을 받을 수 있게 한다는 내용의 건축사법이 입법예고돼 있어 불가피한 조치이며 국내 주요 대학들은 건축학인증을 받았거나 준비하고 있어 반드시 해야 한다는 것이 대학 측의 입장이다.
그러나 학교 측이 밝힌 당초 계획과는 달리 개학 이후까지 이사를 계속해 예술대 일부 학과의 수업이 휴강됐는가하면 수업에 필요한 시설물들을 설치하지 못해 정상적인 수업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일부 학과 교수들에게는 이 같은 사실을 미리 상의하지 않은 채 이사를 강행했으며 이로 인해 교수·학생들로부터 불만이 일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대학 측은 "지난 2월, 겨울방학을 이용해 이전했다. 예술대학장과 관련전공 주임들과 함께 충분한 논의를 거쳐 결정한 사항"이라고 밝혀 실제와 다른 답변을 했다.
영화과 4학년 조모 씨는 지난 14일 청주대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아! 오늘도 휴강됐습니다. 강제적으로 이사를 강행해 수업여건이 마련이 안돼서 휴강됐네요"라며 답답한 심경을 표현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대학 교수 A 씨는 "대학 측에서 일방적으로 이사를 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안다"며 "영화과는 갑자기 이사를 하느라 스크린을 철거시켰지만 아직까지 설치를 못해 정상적인 수업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학교 측의 태도를 비난했다.
이에 대해 청주대 관계자는 홈페이지를 확인한 후에서야 "개학 후에도 이사를 계속했다"고 시인했다.
김규철 기자 qc2580@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