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규모 9.0의 지진이 발생한 일본 동북부 태평양 연안지역(센다이 부근)과 비슷하거나 이보다 약한 규모의 지진이 충북 도내 또는 인근에서 발생하면 어떻게 될까.
최근 소방방재청이 대전광역시 대덕구와 충북 보은에서 각각 규모 7.5와 6.8의 지진이 발생한 상황을 시뮬레이션한 결과 수백만 명의 사상자와 수천 동의 건물이 붕괴될 것이라는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다.
소방방재청에 따르면 대전시 대덕구 인근에서 규모 7.5의 지진이 발생한 상황을 가정하고 피해를 예측한 결과 충북에서만 661명이 숨지고 9200명이 부상을 당할 것으로 예측됐다.
건물피해도 충북 도내에서만 2300여 동의 건물이 무너지고 16만 5000여 동 이상의 건물이 부서질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전국적으로도 9만 명이 넘는 사상자와 8만 명이 넘는 이재민이 발생하는 것으로 전망됐다. 대전시 인근이 아닌 충북 도내에서 지진이 발생했을 때 그 피해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측됐다.
소방방재청에 따르면 보은군(산외면 동쪽 3.66㎞)에서 규모 6.8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가정하고 지진피해를 예측한 결과 전국적으로 2만 2465명이 사망하고, 100만 3031명이 부상을 당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시·도별로 사망자를 살펴보면 경기가 6285명으로 가장 많고 충북이 4443명, 서울 4108명, 대전 2137명 등으로 조사됐다. 부상자도 속출해 경기가 29만 393명, 서울 19만 725명 등 무려 100만 명 이상이 부상을 당하는 것으로 예측됐다. 건물피해도 충북에서만 10만 3958동이 붕괴 또는 파손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번 시뮬레이션 결과가 비록 가상이긴 하지만, 진도 9.0의 일본 지진과 비교해서도 그 피해가 절대 적지 않다는 충격적인 결과가 나온 것이다. 문제는 충북이 결코 지진 피해의 안전지대가 아닌데다 주요 시설들도 사실상 지진 앞에 무력해 실제 피해 규모는 더욱 클 수 있다는 데 있다.
충북도에 따르면 도내 4560개 공공시설물 가운데 3446개(75.6%), 1만 9134개 민간건축물 중 1만 1409개(59.6%)가 내진보강이 필요한 건축물이다. 이는 충격적인 피해가 현실이 되지 않게 하기 위해 강진에 대비한 구체적인 시스템 마련이 절실해 보이는 충분한 이유가 되고 있다.
청주기상대 관계자는 “충북에서만 1978년 이후로 모두 20건의 지진이 발생했다”며 “이 가운데 보은에서만 절반인 10건이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등 충청권도 안전지대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고형석 기자 kohs@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