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2호기 폭발. 바람 방향 한국쪽으로 바뀜. 가급적 실내에 머물러 있고 창문도 닫을 것. 주변에도 전달해 주세요….”
이번 일본 대지진으로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가 잇따라 폭발한 가운데 방사능 물질 확산 루머가 인터넷과 휴대전화 등을 통해 퍼지면서 국민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이 같은 루머는 15일 국내 트위터와 페이스북, 문자메시지 등을 타고 무차별 확산되면서 막연한 공포감을 퍼트렸다. 주요 내용으로는 ‘바람의 방향이 바뀌었다’, ‘비가 오면 절대 맞지 말고 목과 피부도 최대한 드러내면 안된다’, ‘가족이나 친구에게 전해야 한다’ 등의 확인되지 않은 소문을 담고 있다.
또 ‘이르면 오늘(15일) 오후 4시 한국에 도달한다’ 등 구체적인 시간까지 적시되기도 했다. 특히 이날 오전 10시 울릉도의 방사선 준위가 전날 같은 시각 138nSv(나노시버트)/h 보다 상승한 151nSv/h인 것으로 조사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루머가 더욱 기승을 부렸다.
이에 대해 원자력안전기술원(KINS)는 이날 방사선 준위 상승이 우천에 의한 일시적 자연 현상으로 기준치 이내라고 밝혔다.
KINS 관계자는 “이날 울릉도 방사능 수치가 평소보다 10정도 올라간 것은 자연방사 핵종이 비에 씻겨 내려오면서 일어난 자연 현상”이라며 “국내 환경방사능량의 평상시 준위 수준은 66nSv/h~185nSv/h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기상청도 이날 방사능 물질 확산 관련 일부 문자메시지 출처에 기상청이 언급되자 긴급 진화에 나섰다.
기상청 관계자는 “이날 일본 동쪽에 위치한 저기압 때문에 일본에서는 동풍이 불고 있지만, 우리나라 부근은 대륙고기압 확장으로 찬 북서풍이 불고 있다”며 “한반도 주변은 늘 서풍이 불기 때문에 방사능 물질이 동쪽에서 서쪽으로 바람을 타고 이동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한편 KINS는 전국 37개 방사능측정소 환경방사선 감시기를 네트워크로 연결해 환경방사선 측정 자료를 15분 간격으로 수집하는 시스템인 환경방사선자동감시망(IERNet)을 홈페이지를 통해 실시간 제공하고 있다.
이재형 기자 1800916@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