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적으로 유명한 가족심리 치료 전문가 존 가트맨 교수는 부부관계의 최대 위기는 첫 아이가 태어난 후 3년 안에 발생한다고 말한다.
대표적 이유가 바로 육아 스트레스 때문이다.
그만큼 육아는 부부는 물론 인생 전반에 걸쳐 대대적인 변화와 새로운 적응을 요구한다. 하지만 육아를 당연한 희생 쯤으로 여기는 사회적 시선이 엄마들의 피로를 가중시킨다.
집에서 애 키우고 살림하는 것을 노동력으로 인정하지 않는 사회 분위기, 남편의 육아 참여에 대한 한계, 자식을 부모의 소유물로 보는 마인드 등이 그렇다.
그렇다면 육아는 우리 가정에 구체적으로 어떤 변화와 스트레스를 불러오는 것일까?
우선 대부분의 엄마는 반복되는 가사일로 인해 만족도와 성취감이 추락한다.
아무도 그녀들의 수고를 알아주지 않기 때문이다. 동시에 육아에 적극적이지 않는 남편에 대한 원망과 분노도 쌓인다.
부쩍 자기 의견이 강해진 아이를 어떻게 훈육해야 할지도 고민이다.
부부 간에 훈육방법이 달라 논란이 되기도 한다.
도움을 얻을 곳도, 시설도 마땅찮다.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은 한꺼번에 처리해야 하는 탓에 엄마들은 어쩔 줄을 몰라 한다.
이 책의 저자는 저명한 아동 전문가나 심리 치료사가 아니다. 그저 다섯 아이를 키워낸 이 시대의 평범한 엄마일 뿐이다. 떼를 쓰는 아이들을 피해 쇼핑몰로 도망을 가기도 하고, 피로와 스트레스에 쌓여 아이들에게 불필요한 소리를 지르기도 한다.
또 수면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옆집과 모텔을 찾을 정도로 그녀 역시 육아라면 혀를 내두를 정도로 시달린 장본이다.
하지만 그녀가 전해주는 경험담은 ‘나도 당신 사정을 훤히 알고 있다’는 듯 생생하고 흥미로우며, 그녀가 겪은 시행착오와 깨달음은 그 어떤 전문가의 조언보다도 엄마들을 위로하는 따뜻한 목소리와 손길이 배어 있다.
이 책은 ‘이 지구상에 이렇게 힘들고 지친 엄마가 나 말고 또 있을까?’ 하고 고민하는 모든 엄마들에게 ‘전쟁터에서 살아 돌아온 엄마들이 여기 무수히 많다’며 농을 친다.
그리고 결코 육아에 대해 이래라 저래라 훈계하지 않는다.
본인 역시 혼란과 피로, 좌절과 실패 속에서 고전분투하며 한발 한발 견디고 성장해온 이 시대 평범한 엄마임을 드러내며, 똑같은 처지를 겪고 있는 다른 엄마들에게 다섯 아이와 뒹군 경험담을 토대로 괜찮다는 위로와 용기를 보내준다.
이런 공감을 토대로 엄마들이 용기와 자신감을 갖고 육아에 임할 수 있도록, 그리고 평생 한 번 뿐인 이 시기를 즐길 수 있도록 안내한다.
이재형 기자 1800916@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