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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주대학교 영화과 학생들이 15일 촬영실습을 위해 노후된 촬영장비를 정비하고 있다. 이덕희 기자 withcrew@cctoday.co.kr | ||
청주대가 최신 기자재를 필요로 하는 영화과에 노후 장비를 교체해주지 않고 방치하는가 하면 스튜디오나 녹음실도 없이 수업을 강행해 학생들로부터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청주대 영화과는 30년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고 있으며 송일국 등 스타를 배출했다.
그러나 이 학과는 최근 대세를 이루고 있는 HD 방송용 카메라 장비를 단 한 세트도 갖추지 못하고 있으며 돌비 서라운드 시설을 갖춘 AV(Audio Visual)시스템도 없는 것으로 밝혀져 낙후된 환경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실제로 이 대학 영화과에서 보유하고 있는 촬영 장비는 비디오 카메라의 경우 1997년부터 2002년까지 구입한 제품들이며, 무비카메라도 1984년부터 2002년까지, 조명기는 1987년에서 2004년까지, 수동 스크린은 1990년에 각각 구입했다.
영상 편집기도 1993년 제품인 AG570 모델을 17년이 지난 현재까지 사용하고 있는가 하면 비디오카메라를 고정시키는 트라이 포드(일명 삼각대)는 1993년 구입한 것으로 돼 있으나 방송국에서 폐기한 장비를 사용하고 있는 등 영화 박물관을 연상케 하고 있다.
특히 전국의 대학 영화과 중 세트장(스튜디오)과 녹음실을 갖추지 못해 한수 이남 최대의 사학이라는 명성에 먹칠을 하고 있다. 더욱이 이들 장비 대부분이 노후돼 제대로 사용할 수 없어 형식적인 보유만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화과에서 당연히 구비해야 하는 스틸 카메라(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디지털 카메라)는 단 한 대도 없어 학생들이 개인적으로 구입해 사용하고 있으며 지금은 거의 사용하지 않는 필름 카메라만 2대를 보유하고 있어 시대에 뒤떨어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오래된 촬영장비로 수업을 하면서 영화과 학생들은 팀별(팀당 10명 기준)로 200만~300만 원 씩을 들여 외부에서 HD급 카메라를 빌려 수업을 받는가 하면 외부녹음실에 돈을 주고 사용하는 등 대학에 등록금을 내고도 매 학기마다 수십만~수백만 원씩 별도의 지출을 해야 하는 실정이어서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이렇게 노후된 장비로 수업을 진행하면서 학생들의 불만은 커져갔으며 학교 측에서 개학과 동시에 건축학과의 건축인증제 도입을 이유로 영화과를 일방적으로 예술대학 건물 3층으로 이전시키자 결국 폭발했다.
영화과 3년 조모 씨는 "촬영기자재 중 3분의 2는 못쓰는 기자재"라며 "예술은 분명히 기술의 발달과 동반되기 마련이고 요즘처럼 급격히 발전되는 현실에 비해, 그리고 학생 수(팀 별)에 비해 최근 학교에 지원받은 EX-3 3대로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03학번 류모 씨도 "편집이 가능한 컴퓨터가 2대뿐이어서 수십 명의 학생이 나눠 쓰고 있으며 교수들이 원래 3시간만 하면 되는 강의를 9시간이나 하고 있다"며 "요즘은 UCC도 HD(급 카메라)로 찍는데 학교장비들은 낙후되고 노후돼 UCC수준의 영상물도 찍기 힘든 실정"이라고 불만을 나타냈다.
이에 대해 청주대 관계자는 "지난주 기획처로 서류가 접수돼 현 보유장비와 인원 수 등을 고려해 구매의 적정성을 검토하고 있는 중"이라며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구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규철 기자 qc2580@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