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최근 장기 미제사건을 속속 해결하고 있으나, 긍정적인 평가보다는 외려 부정적인 시각이 대두되고 있어 주목된다.
최근 대전지방경찰청이 외근수사팀 신설과 함께 장기 미제사건에 전념한 결과, 불과 1개월 만에 다수의 사건을 해결하면서 ‘못잡는게 아니라 안잡는다’는 여론이 팽배하기 때문이다.
15일 대전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외근수사팀을 발족한 지난달 초부터 최근까지 지역 내 중요 미해결사건 20여 건 중 4건을 해결했다.
실제 대전경찰은 2003년 3월 대덕구 송촌동 현금인출기 앞에서 피해자를 칼로 위협, 폭행을 가한 뒤 현금을 빼앗아 달아난 A(38) 씨를 공소시효 만기 2년을 앞둔 지난달 25일 광주에서 검거했다.
이어 경찰은 2005년 7월 대전지역에서 유사석유 판매로 12억 원 상당의 부당이익을 취하는 등 13건의 지명수배를 받고 도피 중인 조직폭력배 B(41) 씨를 지난달 2일 공소시효 임박을 앞두고 수갑을 채우기도 했다.
앞서 지난달 14일에도 자신의 의붓딸을 상습적으로 성폭행한 후 도주했던 중요 성폭력 수배자를 발생 5년 만에 재수사를 통해 검거하기도 했다.
이처럼 미제사건 해결이 이어지자 일각에서는 경찰이 수사력만 모으면 언제든 잡을 수 있는 범인을 장기간 방치하면서 오히려 시민 불안감만 키웠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시민 이 모(56) 씨는 “미제사건의 범인 검거는 좋은 일이지만 사건 발생 직후나 지속적인 사건해결 의지가 있었다면 보다 일찍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냐”면서 “경찰이 미제로 남은 사건에 대한 관심이 너무 없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대전경찰 관계자는 “미제사건의 경우 그동안 경찰서별로 담당을 하다 보니 수사인력에 한계가 있었고, 연일 발생하는 현안 해결에 전념하다 보면 수사력을 집중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며 “이번에 검거한 피의자 모두 수배자였지만 당시 범행 이후 추가 범죄를 저지르지 않아 소재파악이 어려웠다. 특히 모든 사건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IT나 정보통신 등 최근 수사기법을 적용, 검거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조재근 기자 jack333@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