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립교향악단이 서울예술의 전당이 주최하는 교향악축제에 초대받지 못해 위상이 저하되는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다.

더욱이 교향악축제 불참으로 청주시가 전년도에 세워놓은 1700만원의 예산이 오는 4월 추경에 삭감될 예정이어서 일각에서는 시향은 물론 청주예술의 전당측이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지 않았느냐는 곱지않은 시각이다.

이에 대해 시향 관계자들은 “서울 교향악축제 불참 소식은 지난해 11월 현 지휘자가 위촉되기 직전 이미 통보받은 사실”이라며 “연주 단원편성 등 여건이 미흡하고, 지휘자가 교체되는 시기여서 충분한 준비를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내달 1일부터 서울예술의 전당에서 열리는 '2011교향악축제'는 국내 유명 교향악단들이 대거 출연하는 음악제전이다. 올해 23회를 맞아 서울시향 등 전국의 대표 18개 오케스트라가 참여한다.

청주시향은 지난 2001년 첫 참가에 이어 2009년과 2010년 등 세차례 초대를 받았다. 최근 시향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는 터에 불참하게 되자 음악애호가들이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

음악인 A 씨는 “최근 청주시향이 여러 결점들이 보완되어 연주력이 점차 향상되고 있는 때에 초대받지 못한 것은 자성해야 할 일”이라며 “서울뿐 아니라 전국의 클래식 애호가들에게 청주시향의 연주를 알릴 수 있는 기회를 놓친 것 같아 문제점을 진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주시향은 창단 30여년이 넘는 역사에도 낙후된 시스템과 한정된 재원으로 오케스트라 본연의 연주활동이 저조했다. 초창기 지휘자의 능력부족, 그로인한 전체적인 활동력 약화, 일부 단원들의 연주력 수준저하, 지휘자와 단원과의 불협화음 등이 내재되어 왔다.

이에 대해 시향 내부에서는 “여러 여건상 참가가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그나마 최근 교향악축제에 초대받은 것은 우여곡절 끝에 이뤄진 것”이라며 “오케스트라 체제의 단원편성이 제대로 안된 상태에서 굳이 교향악축제 참가가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물론 교향악축제 참가결정은 서울예술의 전당측이 주도권을 갖고 있다고는 하지만 교향악축제는 전국의 오케스트라가 상호경쟁을 하면서 실력을 검증받는 장이다. 그래서 단원들에게 신선한 자극이 되고 지역의 대외적인 이미지 향상에 도움을 준다.

그러면 청주시향이 중앙무대 반열에 오르기 위해서는 무엇이 선결과제인가. 시향 체제가 총체적으로 변모되어야 한다는 것이 가장 큰 요인이다.

청주시향은 지난해 새 지휘자를 맞아 단원평정을 강도높게 실시했는가 하면 단원로테이션을 단행해 전열을 가다듬었다. 경고 13명을 비롯해 해촉과 사표 7명을 제외하고 현재 연주단원은 49명(지휘자 1명, 단무장 1명, 사무직원 2명 제외) 이다.

청주시향이 지난 1997년 상임화 체제를 갖춘 이후 단원들이 무더기로 경고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지역 예술계에서는 시향내에 본격적인 경쟁과 자기계발 시스템이 도입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한편 시향은 상임단원 72명의 티오(T/O·Table of Organization·정원)가 배정되어 있는 것에 비해 현재 19명이 결원상태를 보이고 있다.

지역 음악계 인사들은 "서울과 지역 교향악단간 연주력의 편차가 상당히 크지만 어쨓든 교향악 축제가 지역 교향악단의 수준을 월등히 올려놓는 것은 사실"이라며 "시향의 총제적인 개혁을 위해서는 청주시의 탄력적인 운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현숙 기자 leeh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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