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지진과 쓰나미 여파로 대일무역이 차질을 빚으면서 지역 업체들의 피해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일부 업체는 물건을 납품받을 일본 업체와 연락이 두절되면서 제품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수출 물량을 이미 선적한 업체들은 항만시설 운영 차질로 인해 출항과 입항이 지연되면서 물류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다.
14일 대전상공회의소와 무역협회 대전충남지역본부 등에 따르면 일본 대지진 발생 이후 지역의 일부 수출입업체 일부에서 연락두절과 입출항 지연으로 인한 피해사례가 속속 접수되고 있다.
의료기기를 수출하고 있는 대전 S업체는 지진이 발생하던 지난 11일 선적을 마친 제품이 일본으로 출발했지만 13일까지 현지 업체와의 연락이 두절돼 애를 태웠다.
S업체는 14일 일본 업체와 어렵게 연락이 닿았지만 현지 항만 운영이 차질을 빚으면서 접안 여부와 제품 하역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특히 S업체는 현재 일본시장에 신제품에 대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테스트 일정이 차질을 빚을 경우 향후 추가 수출에 적지않은 타격을 입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해당업체 관계자는 “3년이란 긴 시간을 투자해 어렵게 초기 시장을 확보했는데 테스트 일정에 차질을 빚으면서 시장개척에 악영향을 받을까 우려된다”며 “납품 차질에 따른 비용도 비용이지만 업계 특성상 기술 등에 대한 신뢰가 중요한 상황에서 어렵게 쌓은 탑이 무너지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의류를 수출하고 있는 지역 A업체는 일본 지진 이후 예정돼 있던 수출이 일부 지연되면서 수출업무에 차질을 빚었다.
해당업체는 현지업체와 발빠른 조율을 통해 물건을 실은 배를 출발시키긴 했지만 육로수송에 차질을 빚을 경우 물류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는 상황이다.
수출업체와 함께 대 일본 부품소재 의존도가 높은 지역업체들의 피해도 예상된다.
반도체와 기계부품류, 정밀화학원료 등 부품소재를 일본에서 수입해 완제품 등을 생산하는 지역 업체들이 수출을 늘리기 위해서는 해당 부품소재 수입이 필수적이지만 부품조달에 차질을 빚을 경우 향후 수출전망이 어두워지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지진 사태로 인한 엔화 약세 전망이 나오면서 지역 수출업체들은 가격 경쟁력이 약화에 따른 수출 감소까지 우려해야하는 상황이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수출도 문제지만 대전·충남 지역은 반도체와 평판디스플레이, 화학공업제품 등 부품소재의 대일본 의존도가 높은 편”이라며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지역 업체들이 자금난 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게 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대환 기자 top7367@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