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만 앞세운 대선空約

2008. 12. 28. 21:28 from 알짜뉴스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지 1년이 지나고 있지만 대선 당시 내걸었던 충청권 주요 공약이 여전히 안갯속을 헤매고 있어 충청권이 초긴장 상태에서 새해를 맞고 있다.

지난해 여름, 이명박 당시 한나라당 대선 후보는 충청권을 방문, 10여 개의 주요 공약을 발표했다.

자족기능을 갖춘 행정도시를 건설하고 충청권에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와 첨단의료복합단지를 조성하는 한편 청주국제공항을 중부권 거점공항으로 육성하겠다는 약속이 주요 골자다.

하지만 광역교통망 구축과 충청선 산업철도 건설, 황해경제자유구역 지정, 도청이전특별법 등 각종 사업들은 광역경제권 활성화를 위한 30대 선도 프로젝트나 수도권 규제완화에 따른 지방대책 등을 통해 가시화 된 상태지만 핵심 골자는 여전히 확실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대통령 충청권 구상의 핵심은 역시 행정도시와 대덕특구, 충북 오송생명과학단지·오창과학산업단지, 청주국제공항을 연결하는 전략산업 육성이다.

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충청권 방문을 통해 ‘기왕에 하는 것이면 행정도시가 자족기능을 갖춘 도시로 제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고 ‘과학과 R&D(연구개발)를 기반으로 충청권을 한국의 미래 중심이자 대한민국을 먹여 살릴 동력으로 키우겠다’고 공언했다.

이 대통령의 구상에 따라 충청권은 대덕특구와 행정도시, 오송·오창, 청주공항을 기반으로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구축을 촉진하고 이 같은 인프라 안에서 첨단의료복합단지를 성공적으로 만들어 충청권의 자립기반을 높여나간다는 비전을 공유하게 됐다.

그러나 정부는 행정도시 이전기관에 대한 고시를 뚜렷한 이유없이 지연시키고 있어 최대한 축소시키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양산하고 있고, 충청권 대선공약이었던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건설에 대해서도 충청권 입지를 명기하지 않는 등 속시원한 답을 내놓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첨단의료복합단지와 맥을 같이 하는 충북권 메디컬 콤플렉스(의료복합단지) 공약도 유야무야 돼 버린 상태다.

행정도시 이전 기관 고시와 과학비즈니스벨트·첨단의료복합단지 입지 선정결과 발표는 내년 2월에서 4월 사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올 예정이다.

반면 수도권 정책의 일환으로 내놓은 수도권 규제완화는 초고속으로 추진되고 있다. 내년 1월 안에 수도권 규제완화를 위한 사전작업을 모두 마칠 방침이다.

애당초 충청권을 위해 계획된 공약들이 수도권 규제완화의 반대급부로 거래될 공산이 큰 상황에서 충청권은 해당 사업의 입지마저 담보하지 못할 최악의 상황도 고려해야 하는 위기에 처했다.

이에 따라 충청권 주민들은 “행정도시 원안추진,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충청 입지, 첨단의료복합단지 조성 등 대선 당시 내걸었던 공약은 반드시 이행해야 한다”며 “이명박 정부 출범 2년째를 맞아 이 같은 의지를 조속히 천명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기준 기자 poison93@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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