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차가 적게 나는 음식은 차라리 밖에서 사먹는 게 낫겠네요.”

주부 윤모(60·대전시 대덕구) 씨는 오랜만에 집에 내려온 아들 내외가 즐겨먹는 갈치조림을 준비하기 위해 도매시장에서 장을 본 뒤 혀를 내둘렀다.

이날 윤 씨가 구입한 품목은 갈치 특대 2마리를 비롯해 무, 고추, 대파, 양파 등 채소가 전부였지만 한 시간 새 지갑에서는 3만 8000원이 빠져나갔기 때문이다.

살이 통통한 국내산 갈치의 가격은 마리 당 1만 2000원이었고, 대파와 양파가 각각 5000원, 무 3000원, 고추 1000원 등이었다.

비싼 감이 있었지만 윤 씨는 집으로 돌아와 정성스럽게 요리한 갈치조림을 식탁에 올렸다가 이내 실망하고 말았다.

요리를 하고 보니 어른 네 명이 먹기엔 양이 턱없이 부족했던 것.

윤 씨는 차라리 이 가격으로 외식을 했더라면 더 배불리 먹었을 것이라는 후회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윤 씨는 “원래 외식하는 것을 탐탁치 않게 생각했지만 먹거리 가격이 이렇게 오르니 차라리 밖에서 사먹을 걸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갈치조림 말고도 고등어조림, 삼겹살 등은 이젠 집에서 먹느니 외식을 하는 편이 나은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먹거리 물가가 크게 오르며 가정의 식탁이 부실해지고 있다. 갈치, 고등어 등 수산물과 돼지고기 등 육류, 심지어 배추, 파 등 채소류까지 안오른 상품이 없다는 것이 주부들의 하소연이다.

이에 따라 물가상승으로 외식마저 부담스러워 했던 주부들은 차라리 외식을 하는 것이 낫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 윤 씨가 3만 8000원을 들여 만든 갈치조림은 외식을 할 경우 1인분에 6000~8000원이면 먹을 수 있어 4인 기준 2만 4000~3만 2000원이면 먹을 수 있다.

물론 1인 기준 재료 사용가격을 따져본다면 외식보다는 집에서 요리하는 것이 저렴한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주부들이 당일 저녁식단에 한정된 장보기를 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 끼 식사에 드는 비용이 부담스럽게 느껴진다는 주부들의 하소연이 이해가 되는 부분이다.

이로 인해 많은 주부들은 최근 식탁에 오르는 음식들이 부실해졌다고 설명했다.

주부 이모(56·대전시 서구) 씨는 “김치찌개를 끓여도 돼지고기보다 참치를 넣고 끓이게 되고, 밑반찬도 가짓수가 많이 줄어 남편과 아이들에게 미안하다”며 “식탁이 부실해졌지만 외식도 부담스러운게 사실이라 어쩔 수 없이 반찬 가짓수를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한성 기자 hansoung@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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