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택시 및 도시가스, 전기, 휘발유 값 등이 2009년 새해 벽두부터 다시 인상될 전망이어서 가뜩이나 어려운 서민 가계에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경기침체 속 국제유가·원자재 값은 큰 폭으로 떨어졌는데, 공공요금만 거꾸로 오르는 형국이어서 정부와 지자체가 ‘소비없는 물가상승’을 부추긴다는 비판이다.

28일 충북도 등에 따르면 청주시를 비롯한 도내 시내버스 및 택시요금이 빠르면 1월 초 인상을 대기 중이다. 특히, 택시요금의 경우 이미 대전 등 전국 광역시가 기본요금을 2400원 선으로 인상한 상황으로 일정 부분 현실화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충북도는 시내버스·택시요금에 대한 용역 결과가 나오는데로 물가대책위원회를 열어 최종 결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해양부 소관인 고속·시외버스 요금도 지난 10월 평균 5.1% 인상하면서 내년 2월 고속 5.7%·시외 5.3%의 2차 인상을 약속해 논 상태이다.

당시, 충북도 및 지역 고속버스업계는 경제상황을 이유로 청주~서울 간 고속 및 시외 버스료는 거꾸로 인하를 단행했지만, 이번에도 인상을 자제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지난 11월 중순 인상된 도시가스, 전기요금도 추가 인상될 조짐이다.

올해 물가억제정책으로 연료비 연동제를 시행하지 못해 한전이 4조 3535억 원, 가스공사가 2조 2415억 원의 인상 압박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유가는 특단의 대책이 없는 한 내년 1월부터 휘발유는 ℓ당 83원, 경유와 액화석유가스(LPG)·부탄은 각각 57원과 18원의 인상된다. 지난 3월부터 시행된 유류세 10% 인하조치가 연말로 종료되기 때문이다.

또. 물가 안정을 위해 부과돼 온 할당관세도 품목이 현행 120개에서 내년 상반기 74개로 대폭 축소된다.

이에 따라 밀가루의 경우 지난 8월 이후 미관세였으나 내년부터 4.2% 관세를 다시 적용받는다. 국제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밀가루 가격의 인하는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란 것이다.

유가의 경우 국제가격은 지난 7월달 140달러 대(두바이유)에서 최근 36.88달러로 70% 폭락했는데, 국내가격은 반대로 올라가는 것과 마찬가지다. 공공요금의 잇따른 추가 인상, 유류세 환원, 할당관세 품목의 축소 등 일련의 조치는 정부와 지자체가 그동안 유가 폭등으로 발생한 누적 손실을 보전하려 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올해 유가가 오를 때 인위적으로 인상을 억제한 요인 등이 누적돼 있어 일정 부분 현실화가 필요하다"면서 "공공요금은 인상하더라도 나눠서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공공요금의 잇따른 인상은 소비는 이뤄지지 않는 가운데 물가만 연쇄반응으로 올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물가가 들썩일 경우 스테그플레이션을 불러올 수 있고, 임금동결·고용불안·구조조정 등과 맞물려 사회적 반발로 번질 우려도 나온다.

한 여성소비자모임 관계자는 “올해 물가가 6% 가까이 치솟아 서민들이 얼마나 힘들었냐”면서 “원자재 가격이 내렸는데도 그동안 올랐던 밀가루, 라면, 빵, 우유 등의 값은 그대로 있고 공공요금만 또 오르냐”고 일침을 가했다.

청주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우리나라 기름 값은 70%가 세금으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면서 “정부는 이 같은 점은 빼고 인상의 불가피성만 강조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이들은 “차제에 유류 세율을 대폭 낮추거나 아예 목적세를 없애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현진 기자 lionel@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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