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정세 불안으로 국제 금값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 치우면서 귀금속을 판매하고 있는 금은방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금 가격 급등에 따른 구매 위축으로 매장을 찾는 고객이 크게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귀금속판매업중앙회 등에 따르면 7일 현재 순금 3.75g(1돈)의 소비자 가격은 23만 3000원으로 지난해 연말 19만 원보다 무려 4만 원 이상 오른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금 가격이 급등하기 시작한 지난 2008년 초보다 두 배 이상 오른 가격으로 일반 소비자들의 구매수요를 급격하게 떨어뜨리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5월 결혼시즌을 앞둔 요즘 이른바 ‘결혼특수’를 누려야 하지만 금값 폭등에 따라 패물용 금반지와 목걸이 등 수요가 대폭 줄어들고 있다.

결혼을 앞둔 예비 신혼부부들이 계획된 금액에 맞춰 패물을 구입하면서 실질적인 판매량이 큰폭으로 줄어들고 있고 아예 금반지와 금목걸이 등을 생략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결혼을 앞두고 있는 한 직장인은 “금값이 너무 올라서 금반지와 금목걸이, 팔찌 등을 구매하려했던 계획을 취소하고 그냥 14K 커플링으로 대신하기로 했다”며 “신부에게 미안하긴 하지만 나중에 금값이 내리면 그 때 사도 늦지 않을 것 같아 그렇게 결정했다”고 말했다.

또 금값이 지속적으로 오르면서 이미 상당부분 줄어든 돌반지 수요 역시 최근 금값 폭등에 따라 수요가 자취를 감추고 있다.

순금 3.75g당 10만 원대 초중반을 기록할 당시만해도 반돈짜리 금반지 수요가 유지됐지만 10만 원대 후반을 넘어서면서 사실상 수요가 거의 끊어진 상황이다.

이에 따라 지역 귀금속 판매점들은 지난해 연말에 비해 많게는 40% 이상 매출이 줄어들면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비교적 규모가 있는 도심지역 판매점들은 금값 추가 상승 기대에 따른 ‘큰손’들의 투자성 매입으로 매출 감소폭을 만회하고 있지만 소규모 영세 판매점들은 매출 감소에 따른 직격탄을 맞고 있다.

특히 변두리와 시골지역 금은방들은 매출이 절반 이상 줄어들면서 문을 닫아야 하는 지경까지 내몰리고 있다.

지역 한 귀금속 판매점 대표는 “금값이 크게 오르면서 투자를 위한 대량 매입은 늘었다고 볼 수 있지만 일반고객들 사이에선 순금 구매를 꺼리는 경향이 최근 부쩍 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구매자들이 먼저 14K나 18K를 찾기도하지만 요즘은 판매점 측에서도 14K 등으로 구성된 세트를 권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김대환 기자 top736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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