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추세와 구제역 여파로 원거리 배달을 포기하는 배달전문점들이 늘고 있다.
특히 보쌈·족발 등 돼지고기 요리 배달전문점들은 구제역으로 인해 크게 오른 재료가격과 연일 치솟는 유가로 인해 타 업계보다 이 같은 경향이 뚜렷한 상황이다.
실제 주부 이모(33·대전시 대덕구) 씨는 지난 5일 가족모임을 위해 동구의 한 업소에 족발과 보쌈을 주문했지만 너무 멀어 배달할 수 없다는 말을 들었다. 이 씨는 2~3개 업체에 더 주문을 했지만 같은 이유로 배달을 시킬 수 없어 결국 다른 음식을 주문해야 했다.
이 씨는 “지난 연말까지만 해도 배달을 해주던 업체였는데 두달 새 주문을 거부하니 황당했다”며 “자신들의 상품을 사주겠다는 데도 거절당한 당시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심지어 일정 가격 이상 주문 시에만 배달을 한다는 업소도 나오고 있다. 동구의 한 닭발요리·오돌뼈 배달 전문점은 일부 원거리 배달 시 2만 원 이상 주문하는 가정에만 배달이 가능하다며 주문을 거절하고 있었다.
이들 업소들은 배달 포기의 주 원인으로 재료값 상승과 유가 상승을 꼽았다.
구제역 및 조류인플루엔자 등으로 재료값이 두 배 가까이 뛴 데다 유가까지 올라 배달 아르바이트생도 줄이고 있는 마당에 먼 지역에 다녀오는 비용을 생각하면 오히려 원거리 고객을 포기하는 편이 낫다는 것.
가격을 인상하면 배달이 가능하겠지만 원거리 배달을 위해 가격을 인상할 경우 주변 소비자들에게까지 외면당할 수 있다는 걱정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한 보쌈배달업소 관계자는 “구제역으로 인해 이미 마진이 절반으로 떨어졌는데 기름값까지 올라 지금은 보쌈을 한 군데 팔아봐야 2000원 남짓 남는 상황”이라며 “사실 하나라도 더 팔아 이윤을 남기고 싶지만 반경 3㎞ 밖으로 배달을 나가는 것은 사실상 손해라 어쩔 수 없이 배달구역을 좁혔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소 관계자 역시 “가격을 올리면 가까운 손님들을 놓칠까봐 가격도 올리지 못하고 있다”며 “먼 곳을 한 번 다녀올 동안 가까운 곳은 두 곳 이상 배달이 가능해 고객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배달을 거절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배달업소 안내책자를 보고 주문했음에도 배달 거절을 당한 것에 대해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주부 김모(42) 씨는 “현관문에 붙여놓은 배달업소 안내 책자를 보고 주문한 건데 배달이 되지 않는다니 어이가 없다”며 “상황이 이렇다면 책자는 결국 쓰레기로 전韆瑙姆� 뭐하러 배달도 안되는 곳까지 책자를 배포한건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이한성 기자 hansoung@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