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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업이 정지된 대전상호저축은행 예금자들에 대한 가지급금 지급이 이틀째 이어진 4일 대전상호저축은행 둔산지점을 찾은 예금자들이 직원에게 가지급금 지급 절차와 일정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허만진 기자 hmj1985@cctoday.co.kr | ||
대전저축은행 예금자들에게 지급된 가지급금이 우량저축은행과 시중은행으로 유입되고 있다.
3일 본보 취재진이 대전저축은행 예금자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이들은 부실 저축은행의 영업정지 사태 이후 저축은행 회계에 대한 신뢰성이 크게 떨어진 상태였다.
이들은 향후 저축은행의 재무 건전성을 따져 보고 거래를 하거나 믿을 수 있는 시중은행으로 갈아타겠다는 응답으로 크게 나뉘었다.
저축은행과의 지속적인 거래를 원하는 예금자들은 해당 은행의 BIS비율(기준자기자본비율)이 10% 이상인지 꼼꼼히 확인해 투자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또 이번 대전저축은행의 영업정지를 계기로 저축은행의 고금리 유혹을 뿌리치고 믿을 수 있는 시중은행에 예금을 맡기겠다는 예금자들도 상당수 있었다.
예금보험공사는 이날 가지급금 신청을 개시한 지난 2일부터 현재까지 대전저축은행의 가지급금을 신청한 예금자는 1396명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들이 찾아간 가지급금은 총 230억 원에 달하며, 이 중 상당 액수가 우량저축은행과 시중은행으로 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지역 내 우량저축은행과 시중은행들은 대전저축은행의 영업정지에 대한 반사효과를 톡톡히 볼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 내 우량저축은행은 예금자 유치를 위해 최근 일주일 새 예금금리를 0.3~0.5%까지 올리며, 고객의 지갑을 유혹하고 있다.
세종저축은행과 미래저축은행은 1년 만기 정기예금을 각각 5.2%의 금리를 제공하고 있으며, 오투저축은행의 경우 1년 정기예금의 금리 4.8%를 제공하고 있다.
지역 저축은행들은 최근 예금 유출을 막기 위해 예금 금리를 상승, 영업정지를 당한 대전저축은행 예금자들을 유치하기위해 최근 예금 금리를 전격 인상했다는 분석이다.
지역 저축은행 관계자는 “최근 일부 저축은행의 잇따른 영업정지 소식에 막연한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예금자들이 돈을 출금하지 않도록 금리를 더 얹어주는 측면도 있다”며 “또 대전저축은행의 예금자들을 유치하기 위해 예금 금리를 인상시킨 면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저축은행 고객들은 0.1% 금리에도 상당히 민감하다”며 “잇따른 저축은행 영업정지 후에도 거래 고객들이 시중은행을 찾지 않고 다른 저축은행을 찾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가지급금 신청자 A 씨는 “대전저축은행(3개 계좌)에 1억 3000만 원의 예금을 보유하고 있다. 지금까지 저축은행의 예금금리만 따져 투자한 게 사실”이라며 “앞으로 저축은행에 BIS비율을 살펴본 뒤 투자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또 안전성을 우선시한 예금자들의 시중은행 선호현상도 뚜렷하다.
실제 지난달 말 시중은행(국민, 신한, 우리, 하나, 기업은행)의 총수신은 731조 7125억 원으로, 전달(1월 말)보다 14조 8837억 원이나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정기예금은 347조 1839억 원으로 5조 2952억 원 늘었고, 증가액은 1월의 2조 6796억원에 비해 2배 가량 육박했다.
지역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전저축은행 예금자의 가지급금 지급이 더 활발하게 진행된다면 은행들의 예금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호창 기자 hclee@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