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물가인상으로 식당의 음식값이 오르고 있다. 3일 대전의 한 유통업체 직원들이 비교적 값이 저렴한 구내식당을 찾아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허만진 기자 hmj1985@cctoday.co.kr  
 

“이제 맘 놓고 점심값 내기도 부담스럽네요. 훌쩍 오른 밥값 때문에 저녁회식은커녕 싼 메뉴 찾느라 늘 고민입니다."

요즘 기름 값과 식자재 가격이 연일 치솟으면서 직장인들의 여유로운 점심식사 시간이 ‘걱정시간’이 되고 있다.

특히 단골 메뉴인 백반은 물론 분식과 해장국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음식 값이 올라 직장인들은 주머니 사정에 맞는 메뉴를 고르느라 애를 먹고 있다.

대전지방경찰청에 근무하는 김 모(46·여) 씨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여직원들과 함께 외부에서 점심을 먹는 때가 많았지만 요즘 대부분 구내식당에서 해결한다. 보통 5000원 정도하던 백반이나 김치찌개, 분식 메뉴들이 모두 1000원 이상 씩 올라 밥값내기가 부담스럽고 양도 줄어 불만스러울 때가 많기 때문이다.

김 씨는 “월급은 한정돼 있는데 식사비로 지출되는 비용이 늘다보니 어쩔 수 없이 조금이라도 싼 구내식당을 찾는다”며 “보통 식사 후 커피까지 마셔도 만 원이 안됐는데 요즘은 만 원짜리 한 장으로는 어림도 없�”고 불만을 토로했다.

오르는 물가에 부담스럽기는 구내식당도 마찬가지다.

하루 평균 160~180여 명의 점심식사를 준비하는 대전경찰청의 구내식당 역시 매주 식단을 짤 때마다 고민이다.

올 들어 부쩍 오른 식자재 가격으로 육류 반찬 등의 배식 주기를 조정했지만 오히려 하루 식사 준비 비용이 지난해보다 20% 이상 더 든다.

구내식당에 근무하는 한 영양사는 “최근 구제역 여파로 육류 가격이 많이 올라 일주일에 1~2회 준비하던 제육볶음 등 육류 반찬의 배식횟수를 줄이거나 닭고기와 같은 대체 재료를 사용해도 지출비용은 오히려 더 많다”고 설명했다.

김 씨처럼 구내식당이 있는 직장이라면 어느 정도 지출을 줄일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직장인들은 점심때마다 맛보다는 싼 집 위주로 메뉴를 고르는 게 요즘 추세다.

회사원 송 모(35·여) 씨는 “즐겨먹던 메뉴들이 모두 1000원에서 2000원 씩 오르다보니 라면이나 분식, 칼국수 등 비교적 싼 것만 찾게 된다”며 “얼마 전만 해도 줄서서 기다리던 커피전문점도 요즘은 한산할 정도”라고 말했다.

게다가 일부지역 식당가들은 일제히 오른 밥값으로 손님들의 발길이 뜸해져 울상인 데다 임대료 부담 등을 이유로 문 닫는 식당 역시 속출하고 있다.

시민 박 모(50) 씨는 “식자재 공급가격 상승으로 어느 정도 음식 값 인상은 이해하지만 생각보다 많이 올리니 손님 발길이 끊어지는 것은 당연하다”며 “저렴하고 먹을 만한 식당들이 문을 닫고 그 자리를 술집이 들어서 오히려 점심식사 손님이 줄어드는 등의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재근 기자 jack333@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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