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매몰지의 철저한 관리를 위해 충남도와 해당 시·군 간의 매몰지 통합정리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
지난 주말과 휴일에 내린 비로 인해 도내 구제역 매몰지의 유실 및 붕괴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충남도와 각 시·군이 매몰지에 대한 긴급점검을 펼쳤다. 하지만 가장 기본적인 매몰지 현황에 대한 통계도 충남도와 각 시·군 서로 달라 매몰지 관리에 허점이 노출됐다.
이에 도와 시·군 간 이원화된 매몰지 관리 체제를 통합하고 정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충남도는 지난달 27~28일 도내 전역에 비가 올 것이란 기상청의 예보에 따라 도내 매몰지 353개소를 대상으로 방수천막 설치 및 주변 배수로 정비, 이동제한지역 내 가축분뇨 관리 강화 등 매몰지 피해를 사전에 차단키 위해 총력전을 펼쳤다.
하지만 도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일선 시·군이 집계한 매몰지 통계와 도가 파악한 매몰지 통계가 차이를 보이면서 관리에 허점을 보였다.
도가 제시한 매몰지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현재 천안은 매몰지가 71개로 집계됐으며, 당진 107개소, 홍성 78개소 등이었다.
반면 일선 시·군의 집계에 따르면 같은 날 현재 천안의 경우 80개소, 당진 104개소, 홍성은 85개소로 각각 집계되는 등 도와 차이를 보였다.
이와 관련 천안시 관계자는 “천안의 경우 신사리와 신계리 지역 등 젖소 한 마리가 매몰된 지역까지 통계에 잡은 것”이라며 “현황 파악에 대한 결과는 항상 일보에 올린다”고 말했다.
천안의 경우 매몰지가 71개소로 확인된 시기가 지난 9일인 점을 감안한다면 충남도와 천안시간의 매몰지 통합관리에 문제가 있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또한 당진의 경우 한 농장내에 2개 이상인 매몰지를 한 곳으로 취급한 매몰지 현황을 지난달 25일 충남도에 보고했지만 통계에 반영되지 않았다. 홍성군의 경우 최근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구제역으로 인해 지난달 25~27일 사이 매몰지가 6개소 증가했으나 강우에 따른 긴급점검이 이뤄진 27일에도 도의 통계에 포함되지 않는 등 도와 시·군간 크고 작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도 관계자는 “도는 관리카드를 기반으로 지번에 따라 매몰지 현황을 파악하는 반면 일선 시·군은 매몰지 수에 따라 현황을 파악하고 있다”며 “이번 주 내로 도와 시·군이 집중관리 할 수 있도록 통합정리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재현 기자 gaemi@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