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역 현직 경찰관이 가출한 딸을 찾으려고 조직폭력배를 동원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애타는 아버지의 마음은 이해하지만 경찰관 신분에서 폭력배를 동행한 것은 물론, 폭행으로까지 이어졌다는 점에서 적잖은 비난을 사고 있다.
28일 대전 중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5일 오후 1시 30분경 대전의 모 경찰서에 근무하는 A(44) 경사가 가출한 딸(17)을 찾기 위해 폭력배와 함께 모 여관에 있던 딸과 딸의 친구들에게 폭력을 가했다.
A 경사는 지난 22일 동부경찰서에 가출신고를 접수했고, 채팅사이트 추적 등을 통해 중구 모 여관에 딸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어 A 씨는 중학교 동창인 B(45) 씨(폭력조직 행동대장)에게 연락을 취해 이날 오전 여관 앞에서 만났으며 현장에는 B 씨의 같은 조직원 등 4명이 함께 나왔다.
A 경사는 여관주인 허락을 받아 여관 객실에 투숙 중인 딸을 찾았지만 강하게 반항하는 딸을 본 B 씨가 '버릇을 고쳐야 겠다'고 딸의 친구 3명(남자 2, 여자 1)에게 폭행을 가하면서 사건의 발단이 됐다.
당시 B 씨는 같이 동행한 후배를 시켜 방안에 있던 딸 친구들을 때려 2주의 치료를 요하는 부상을 입혔고, 폭행을 당한 여학생 부모가 지구대에 신고하면서 사건이 불거졌다.
경찰 조사결과 현장에 있던 B 씨 등 2명은 경찰이 관리하는 폭력조직원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B 씨 등 2명에 대해 공동폭행 교사 등의 혐의를 적용,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며 나머지 3명은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또 직접 폭행을 하거나 교사하진 않았지만 경찰관으로써 도덕적인 문제 등을 이유삼아 A 경사를 대기발령 조치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A 경사가 현장에 같이 간 사실은 모두 인정하지만 B 씨가 폭력조직원인지는 몰랐다고 진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A 경사가 전에도 가출 사실이 있는 딸이 남자들과 어울린다는 것을 알고 혼자의 힘으로 어렵다고 판단, B 씨를 부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조재근 기자 jack333@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