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충북 교육계는 민선 교육감체제 첫해를 맞아 매우 역동적으로 움직였다. 더군다나 현 정부의 성향과 궤를 같이 하는 이기용 교육감의 교육정책은 탄력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에 따른 전교조 등의 반발도 만만치 않았다.

연초 새 정부가 출범도 하기 전에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로부터 연일 쏟아지는 낯설고 어설픈 교육정책은 교육계를 뒤 흔들었다. 특히 영어몰입교육을 한다느니 수능시험에서 영어과목을 제외하고 토익, 토플식의 자격고사화를 한다는 등 검증되지 않은 정책이 걸러지지 않고 마구 발표되자 일선 학교를 비롯해 학생, 학부모들은 혼란에 빠졌다. 이는 곧 영어 광풍을 몰고 왔다.

그간의 논술 강화 교육은 뒷전으로 밀리고 그 자리를 영어가 차지했다. 정부의 학교 자율화 3단계 조치에 따라 충북도교육청도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지난 4월 말 세부계획을 발표했다. 전교조 충북지부장은 이에 반발해 도교육청 현관에서 단식투쟁을 벌였다. 하지만 학교 자율화 세부계획의 내용을 보면 일선 현장에서 크게 달라질 게 없었다. 이중 규제 등 불필요한 규제를 하나 제거시키는 수준이었다. 이 같은 영어열풍이나 학교 자율화 등은 중앙으로부터 불어온 바람이었다.

충북 교육계 자체의 변혁바람은 첫 민선으로 당선된 이기용 교육감으로부터 불었다. 그는 무엇보다 학력 향상을 위한 교육정책에 최우선을 뒀다. 이는 학부모들의 요구이기도 하다. 이 교육감은 선거공약이기도 한 고입선발고사 도입을 전교조 등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계획대로 밀어붙였다. 중학교 교육 내실화와 실력 향상을 위해선 도입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한국교육학회 연구팀의 용역결과가 나오자 이를 토대로 오는 2011학년도부터 고입선발고사 실시에 대한 행정예고에 이미 들어갔다. 도교육청은 내년 1월 말경 확정시킬 것으로 보인다. 전교조 등은 사교육비 증가, 농촌교육 피폐화 등을 들어 강력 반대운동을 펼치고 있다.

괴산 장연중학교 사태는 전교생 등교거부와 교육감실 앞 농성이라는 초유의 사태까지 빚었다. 성희롱 파문의 당사자를 학교장에 임명함으로써 촉발된 장연중사태는 해당 교장을 직위 해제함으로써 가까스로 일단락 됐지만 도교육청의 대응방식이나 사태발생 원인 등은 많은 논란 거리를 남겼다.

청원 모 중학교에서 지난 4월 벌어진 학생과 어머니의 ‘교무실 난동’도 충격적이었다. 학생이 교사를 폭행한 이 사건은 교권 붕괴의 현 실태를 그대로 보여줬다. 학부모의 사과로 4일 만에 봉합됐지만 교권 침해에 대한 근본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여론을 일게 했다.

청주 모 중학교 학생들의 집단폭력으로 한 학생이 뇌사에 빠졌다가 깨어나지 못하고 숨지는 사건 역시 큰 충격을 주었다. 희생 학생 학부모의 장기기증이라는 아름다운 결단은 뭉클한 감동을 주었지만 학교폭력을 사전에 예방하지 못한 교육당국의 책임은 결코 면할 수 없게 됐다. 각종 교육 현안을 놓고 충돌을 빚고 있는 전교조 충북지부에 대해 지난 10월 도교육청이 단체협약 재협상을 통보했다. 아직 ‘정중동’의 상황이지만 새해 1월부터 전교조 새 집행부가 들어서면 이에 대한 첨예한 대립이 예상된다.

최인석 기자 cisk@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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