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기를 맞은 대학가에서 선·후배간 ‘군기잡기’식 폭력행위가 발생해 물의를 빚고 있다.

특히 소문으로만 무성했던 예·체능 계열 학과에서 구타가 여전한 것으로 드러나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27일 대전지역 예·체능 계열 학과 재학생들에 따르면 단결력을 강조하고 자체 규율을 강화하는 수단으로 얼차려 및 구타 등이 발생하고 있다.

대전지역 A대학 3학년에 재학 중인 B모(23·여) 씨는 최근 동료 학생 10여 명과 함께 선배들의 호출을 받아 각목으로 매질을 당했다.

개강을 앞두고 선·후배간 규율이 허술해졌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B씨는 “선배들의 집합명령이 떨어지면 남·여 구분할 것 없이 모두 일렬로 엎드려 각목으로 매질을 당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구타를 당해도 교수 및 선배들의 따돌림 등 학교생활에 어려움이 예상돼 학교 측에 항의하거나 개선을 요구할 수 없었다는 것이 B씨의 설명이다.

C대학 음대생 D모(22)씨도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군기잡기’ 식 구타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D씨는 “건방지다는 이유 등을 들어 선배들의 구타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이로 인해 학교에 가기가 싫을 정도”라고 말했다.

대학가에서는 집단성 및 공동작업이 이뤄지는 학과에서의 얼차려와 구타 등은 여전하지만 쉽게 근절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특히 해당학과 교수를 비롯해 학교 측에서도 이같은 폐단에 대해 알고는 있지만 적극적인 예방 및 개선 의지가 부족해 전근대적인 선·후배간 폭력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C대학 해당학과 교수는 “음대뿐만 아니라 단체행동이 필요한 학과에서 폭력사태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며 “과거와 비교해 많이 감소했지만 완전하게 없어지지 않아 학생별로 개인 면담을 통해 구타 근절을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A대학 학생지도 담당자는 “단과대별로 학생들의 불만을 접수할 수 있는 소리함 등을 설치하고 학생지도위원회를 구성, 운영하고 있지만 최근에 신고된 사례는 없다”며 “일부 학과에서 암암리에 선·후배간 군기잡기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그 수위는 심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돼 아직까지 심각한 사안으로 여기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승동 기자 dong79@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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