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꽃 시인 권태응 선생의 미발표 작품이 공개되 눈길을 끈다.

한국작가회의 충북지회(이하 충북작가회의)는 최근 ‘충북작가 30호’를 통해 권태응 선생의 미공개 작품을 선보였다.

작품은 소설 ‘地熱’, 희곡 ‘同志들’ ‘파릿채’, 수필 ‘山울님’, 만문 ‘左右論’ 등 5편이다. 이번 작품은 지난 1999년 여름호에 발표한 동시집 ‘산골마을’과 2006년에 발표한 단편소설 ‘새살림’, ‘別離“, ‘양반 머슴’에 이어 새롭게 발굴됐다.

현재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권태응 선생의 아들 권영함 씨가 소장하고 있던 것으로 권태응 선생이 요양생활을 하면서도 치열한 창작을 하게 된 배경을 알 수 있다.

소설 ‘地熱’은 경성제일고보를 나와 일본 유학시절과 투옥생활 끝에 병을 얻어 고향에 돌아와 요양생활을 하며 쓴 소설이다. 가족들과 동네 사람들과 갈등을 빚는 자전적 성격을 띤다. 읍에서 떨어진 '늪마을'이 배경이다. 농민극과 소인극을 무대에 올리고자 마을 청년들과 논의하는 것으로 끝나는 소설에서 뜨거운 ‘지열’을 느낄 수 있다.

희곡 ‘同志들’은 해방 후 토착지주 송주사와의 갈등에 정면대결하고 농민조합과 청년조직을 이끌어내는 젊은이들의 모습을 담았다. 고향에 녹아든 권태응 선생의 애정이 담긴 희곡이다. 대학 출신의 가난한 농부, 전형적인 지주 송주사에게 엮이는 반동적인 인물 등은 갈등을 봉합하고 승리를 일궈내는 상징적인 인물로 묘사된다. 또 농민조합과 청년단 등 계몽활동을 통해 해방 후 혼란 상황과 젊은이들이 상징적으로 그려진다.

작품속에서는 가난뱅이에 소작일지라도 떳떳한 농민임을 역설하는 인물들이 지식인다운 면모를 보여주고, 민족의식과 해방공간의 세계를 담았다.

수필 ‘山울님’은 제일고보 시절 U.T.R 구락부를 결성해 일본 식민지교육에 대한 문제점과 민족의식에 대한 기록을 뒷받침해 준다. 수필보다는 창작에 가까워 보이지만 권태응 선생이 주도한 구락부의 실체를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뜻 깊다.

만문(漫文) ‘左右論’은 해방 이후 혼란스런 정치상황에서 탁월한 유머와 식견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충북작가회의 관계자들은 “미발표 작품 발굴은 전집 출간을 앞두고 문단 안팎으로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며 “다양한 작품집이 발표됨에 따라 더 나은 연구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현숙 기자 leeh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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